중소·중견 건설사, 공사 미수금 4배 급증… '도미노 부실' 확산

박성환 기자 2025. 3.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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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에 가뜩이나 어려운데, 지방 분양시장이 침체하면서 미수금이 쌓이고 있어요."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계의 이자 부담이 3배 증가했고,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미수금이 4배 이상 급증했다.

또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미수금은 4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 2022년부터 적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이자 비용과 미수금에 대한 부담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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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공사비 급등·미분양…건설업계 법정관리 확산 원인
중소·중견 건설사 위기 건설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에 가뜩이나 어려운데, 지방 분양시장이 침체하면서 미수금이 쌓이고 있어요."

지난 24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유동성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미분양 확대에 갈수록 늘어나는 공사 미수급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서 미수금이 늘어나고, 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금흐름 악화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 증가, 공사비 급등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벼량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들어 시공 능력 평가 50∼70위권의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소건설사의 미수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도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와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건설업계의 이자 부담이 3배 증가했고,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공사를 하고도 받지 못한 미수금이 4배 이상 급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발표한 ‘3월 건설 브리프(BRIEF)’에 따르면 건설업체의 이자 비용은 2022년 금리 상승기를 기점으로 저점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체의 유동성은 2021년부터 하락했는데, 유동비율은 2023년 기준으로 1.49로 안정권인 1.50 이하로 떨어졌다. 당좌비율은 2022년도에 1.30 이하로 하락하며 건설업 전반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건정연의 설명이다. 게다가 건설공사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악화됐고,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미수금이 증가하고 있다.

또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미수금은 4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 2022년부터 적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는 이자 비용과 미수금에 대한 부담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건설업체 이자비용. (그래픽=대한건설산업연구원 제공)


실제 올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가 7곳에 달한다. 시공능력평가순위 58위의 신동아건설과 경남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 중소·중견 건설사 7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28일 기준)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총 109곳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종합건설사 1.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곳)과 비교하면 30곳이 늘며 2011년(112곳) 이후 최고치다. 또 지난해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는 총 641건으로, 조사가 시작된 2005년(629건) 이후 최대다.

전문가들은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위기를 방치하면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한국의 건설산업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로 운영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위기를 방관할 경우 건설산업은 핵심 이해관계자의 역량 상실을 야기하고, 이는 건설산업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적인 역량조차 지니지 못한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며, 오히려 산업의 역량을 저해시킬 수 있다. 역량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관점이기 때문에 기업의 규모나 지역의 위치로 단정되면 안 되고,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정도로 파악해야 한다"며 "모든 산업에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이 있고 각자의 포지션에 최선을 다해야 전체 산업의 경쟁력이 창출되는 것을 감안해 건설산업 기초에 대한 투자의 관점으로 중소 및 지방의 역량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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