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아진 특급 기대주 맞교환..COL-CLE 깜짝 트레이드, 승자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깜짝 트레이드의 승자는 누가 될까.
콜로라도 로키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3월 23일(한국시간)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콜로라도는 클리블랜드로 외야수 놀란 존스를 보냈고 클리블랜드는 콜로라도에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타일러 프리먼을 내줬다.
1998년생 존스와 1999년생 프리먼. 한 살 차이인 두 선수의 트레이드는 그야말로 예상치 못한 '깜짝 트레이드'였다.
두 팀은 각자 팀 내에서 애매한 입지를 갖고 있던 두 선수를 맞바꿨다. 굳이 한 쪽을 고르자면 더 급한 쪽은 콜로라도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두 팀의 수요가 맞아떨어졌기에 성사된 트레이드다.
콜로라도는 중앙 내야수가 필요했다. 유격수 에제키엘 토바르가 내야의 중심으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고 3루에는 팀 타선을 이끄는 라이언 맥마흔이 있다. 하지만 2루수가 필요했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1996년생 2루수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올해 토바르의 플래툰 파트너로 낙점했지만 에스트라다는 캠프에서 손목 골절 부상을 당했다.
콜로라도 40인 로스터에 내야수로 분류되는 선수는 단 6명 뿐. 아직 빅리그급 기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대주 아다엘 아마도르를 제외하면 주전 1루수인 마이클 톨리아, 유격수 토바르, 3루수 맥마흔, 에스트라다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1990년생 베테랑 카일 파머 밖에 없었다. 에스트라다가 복귀까지 최대 2개월 이상이 걸릴 수도 있는 큰 부상을 당한 가운데 콜로라도는 외부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외야 자원은 상대적으로 풍족했다. 젊은 중견수 브렌튼 도일을 중심으로 션 부샤드, 샘 힐라드, 닉 마타니 등 경험있는 선수들이 있고 베테랑 스타인 크리스 브라이언트도 있었다. 또 잭 빈, 조던 벡, 그렉 존스, 얀퀴엘 페르난데스 등 젊은 기대주들도 다수 보유한 콜로라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콜로라도는 존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선택했다.
클리블랜드는 팀 최고의 스타인 3루수 호세 라미레즈가 건재한 가운데 1루수 카일 만자도, 2루수 가브리엘 아리아스, 유격수 브라얀 로키오 등 2000년대생 내야수들이 내야에 포진하고 있다. 외야에도 좌익수 스티븐 콴, 중견수 레인 토마스가 자리를 확보한 가운데 우익수의 주인만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프리먼은 좋은 기회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입지의 선수였다.
원소속 구단에서의 입지가 애매했던 탓에 유니폼을 바꿔입게 됐지만 두 선수 모두 상당한 기대주고 아직 젊다.
1998년생 존스는 사실 클리브랜드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다. 이번 트레이드는 '친정 복귀'인 셈. 존스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클리블랜드에 지명됐고 2022년 클리블랜드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시즌 28경기 .244/.309/.372 2홈런 13타점에 그쳤던 존스는 2023시즌에 앞서 내야수 유망주 후안 브리토와 트레이드로 콜로라도로 이적했다. 그리고 2023시즌 이적 첫 해 106경기 .297/.389/.542 20홈런 62타점 20도루의 맹타를 휘두르며 20-20 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4위에 오른 존스다.
하지만 지난해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79경기 .227/.321/.320 3홈런 28타점으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건강은 회복했지만 성적은 회복되지 않았고 이번 캠프에서도 시범경기 17경기에서 .234/.280/.298 7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직 26세로 젊고 빠른 발과 좋은 선구안, 리그 최고 수준의 강견을 가졌지만 공을 배트에 제대로 맞히지 못하고 있다.
1999년생 프리먼은 클리블랜드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한 선수다. 2022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3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중앙 내야와 중앙 외야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선수로 존스와 마찬가지로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가졌다. 타석에서는 볼넷도 심진도 많은 존스와는 반대로 볼넷은 적지만 삼진도 잘 당하지 않는 선수다.
하지만 장타력이 부족하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정교한 타격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3할타자(0.313)였지만 빅리그 3시즌 통산 성적은 206경기 .223/.304/.329 11홈런 53타점 17도루에 불과하다. 다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16경기 .302/.400/.628 2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기대주였고 실제로 나란히 3년 연속 TOP 100 유망주 명단에 포함됐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망주 순위는 최고 36위(MLB 파이프라인, 2021년)까지 올랐던 존스가 최고 63위(BA, 2022년) 평가를 받은 프리먼보다 높지만 두 선수 모두 큰 기대를 받는 특급 유망주였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지난해 크게 부진한 존스와 3년 연속 타석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프리먼이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둘 모두에게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프리먼은 타자들의 천국인 쿠어스필드에 입성한 만큼 타격 성적의 상승이 기대된다. 존스는 쿠어스필드를 떠나게 됐지만 친정으로 돌아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새 팀에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존스는 동갑내기 윌 브레넌, 2001년생 유망주 존켄시 노엘과 우익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프리먼은 존스보다는 더 나은 입지로 시즌을 시작하지만 내외야 모두에 '대체재'가 많은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야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와 콜로라도는 올시즌 모두 상위권보다는 하위권에 가까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쉬웠던 기대주들을 맞바꾼 두 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트레이드의 결과 누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놀란 존스, 타일러 프리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직 젊은데..시장서 외면당하던 버두고, 애틀랜타서 반전 드라마 쓸 수 있을까[슬로우볼]
- 가진 것은 건강 뿐..최악의 투수로 전락한 ‘왕년 에이스’ 코빈, 텍사스서 명예회복?[슬로우볼]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올해도 또 부상당한 ‘전체 1순위 지명자’ 로이스 루이스[슬로우볼]
- 올해는 빅리그서 잠재력 폭발? 뜨거운 봄 보내는 특급 기대주들[슬로우볼]
- 좁아진 입지에 절박함 생겼나..달라진 봄 보내는 ‘거포 유망주’ 토켈슨, 올해 폭발할까[슬로우
- 고우석과는 다를까..김혜성, ‘성공율 0%’ 위기 극복하고 메이저리거 될 수 있을까[슬로우볼]
-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최악의 적..스프링캠프 강타하는 ‘부상 악령’[슬로우볼]
- 양키스의 새옹지마..선발 부상자 속출에 중요해진 스트로먼, 반전시즌 보낼까[슬로우볼]
- 벌써 둘은 아픈데..양키스 성적 키 쥔 ‘1980년대생’ 노장 3인방, 어떤 시즌 보낼까[슬로우볼]
- ‘노인정’ 다저스와 ‘약체’ 양키스? 지난해 WS서 맞붙은 두 팀, 올해는 동반하락?[슬로우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