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집주인들 "매물 뺄게요"…2억 깎은 '막차 급매' 동나자 적막감[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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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첫날인 24일 용산구 이촌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일대 부동산이 일시적으로 움직였지만 이번 주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시장이 진정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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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불가 매수문의 '뚝'…"당분간 발길 끊길 듯"
"집주인들이 아침부터 문자로 매물을 빼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향후 6개월간은 거래가 끊긴다고 봐야죠." (용산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 첫날인 24일 용산구 이촌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규제 시행 직전 막차에 올라타려는 매도자와 매수자들의 '급매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주와 달리 이곳에는 적막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사무실에는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졌고, 중개사들은 온라인에 올려놓은 물건들을 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일대 부동산이 일시적으로 움직였지만 이번 주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시장이 진정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규제 앞두고 매수자·매도자 간 급매 거래 '활발'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이후 용산구 이촌동은 '갭투자' (전세 끼고 주택 매수) 문의가 쇄도했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적게는 5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 원 가까이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용산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이 호가보다 몇억 원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놔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19억 원에 올라와 있던 강촌아파트 전용 59㎡(25평)는 18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며 "집주인이 이미 다른 곳에 집을 사두고 급하게 (집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많이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주 목요일에 가계약금을 넣고 계약이 이미 끝난 물건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 첫날 진정세 조짐…"토지거래허가제 이전 수준 예상"
과열된 시장은 규제가 시작되는 이번 주부터 다소 진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제의 '3중 규제'를 받게 된다.
규제 시행 첫날부터 대부분의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며 '거래 불가'를 통보했다. 갭투자가 불가능한 만큼 수요자들의 문의 전화 또한 일제히 끊긴 상태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풍선효과로 용산구 아파트 가격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실제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114㎡는 28억 원의 신고가에 지난달 28일 손바뀜됐다. 인근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LG 한강자이' 등 인근 아파트 매물들도 규제 완화 이후 호가가 1억~3억 원 정도 오른 채 시장에 나와 있었다.
이촌동 한강맨션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며 "19억 원에 호가가 형성되던 한가람 전용 59㎡의 경우 16억 원대, 혹은 그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세로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오히려 용산 일대 아파트에 '상급지 도장'을 찍어줬다는 분석이다.
강촌아파트 상가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촌동 주민들은 용산이 강남에 못 미친다고 생각했는데, 강남 3구와 함께 규제 지역으로 묶이며 기대가 커졌다"며 "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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