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날뛰는 트럼프에…한·일 향한 중국의 '손 내밀기'

정원석 특파원 2025. 3.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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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이 공동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외교부
지난 22일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이 일본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 일본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세 나라의 협력체제는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재활성화된 바 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로는 세 나라가 처음 다시 한 데 모인 것입니다.


다시 만난 한·중·일, 묘한 온도 차



3국 외교장관은 1시간 40분간 회의를 가진 다음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세 장관 모두 3국의 협력 증진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전 세계 인구의 20%와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우리 세 나라의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오는 4월 도쿄에서 개막하는 '한·일·중 문화교류의 해'가 3국 국민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교류를 넓혀가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제10차 정상회의의 추진과 북한을 겨냥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는데요. 조 장관은 "3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 중단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은 즉각 중단돼야 하며 우크라이나 종전 과정에서 북한이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이와야 일본 외무상은 "작년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를 개최해 한·중·일 프로세스를 재활성화시킨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3국의 협력이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핵·미사일 활동과 암호자산 탈취, 러·북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한·중·일의 공통 목표이다"라고 못 박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구애? '트럼프 맞설 다자 질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역시 세 나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지만, 결은 조금 달랐습니다.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염두에 둔 듯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는데요.

왕 부장은 3국이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며 "역내 경제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는가 하면, "과학 혁명과 산업기술, 2030년까지 연 4천만 명의 상호 방문 교류와 저탄소 분야의 협력 강화 등이 세 나라에 혜택과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지역의 공동 발전을 이끌어나가자고 제언했습니다. 왕 부장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부분들로 성명이 채워졌는데요.

일본 닛케이신문은 이에 대해 "한·중·일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 분야의 협조를 우선시하면서 민감한 현안 해결은 뒤로 미뤘다"며 "미국에 안보를 의지하는 일본과 한국이 동맹을 비용으로 간주하는 트럼프 정권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 등을 겨냥해 한국과 일본에 손을 내미는 듯한 제스쳐로 보인다는 것인데요.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왕 부장의 성명에 대해 "미국의 반세계화 추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그런 뉘앙스를 띄고 말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중국이 3국 FTA 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한국과 일본은 추진 자체에는 찬성하고 있지만 온도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3국은 정상회담 개최 시기는 각국 사정에 맞춰 조율해 나가기로 했는데요. 올해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맡은 하반기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 한·중 정상회담 및 3국 정상회담 등이 성사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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