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인 돈 받아줄게" 해결사 노릇한 퇴직 경찰관 실형

다른 해결사, 대가 되돌려받고자 협박한 남성들도 징역형

[광주=뉴시스] 광주지방법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경찰·국세청 등에 제보해 정산 받지 못한 투자 수익금을 대신 받아주겠다며 '해결사' 노릇을 하고 대가를 챙긴 전직 경찰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또 다른 해결사와 그를 위협해 돈을 도로 돌려받은 이들도 함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퇴직 경찰관 A(54)씨와 (67)씨에게 각기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A씨와 B씨에게 각기 8800만원과 85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함께 기소된 C(57)씨와 D(70)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A·B씨는 2019년 투자 수익을 정산받지 못한 C씨에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돕고 국세청에도 제보하겠다"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합의금 받는 일을 도와주고선 대가로 각기 8800만원과 8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D씨와 함께 건넨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경찰 고소 등 해악을 끼칠 것처럼 B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C씨의 변호사법 위반 고소에 대해 자신을 무고했다며 허위 신고한 혐의로도 법정에 섰다.

퇴직 경찰관인 A씨와 언론인을 자처한 B씨는 C씨가 돌려받지 못한 돈을 대신 받아주겠다며 '해결사' 노릇을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찰에 인맥이 많다. 인맥을 통해 경찰 수사부서에 첩보를 제공,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겠다. 국세청에도 제보해 돈을 받을 수 있게 돕겠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A씨는 C씨에게 경찰관을 소개해줬고, 국세청에 관련 제보도 했다.

이후 C씨는 당초 받지 못한 수익금에 대해 합의하며 3억원가량을 받아 A씨와 B씨에게 대가를 건넸다.

그러나 'B씨가 합의 상대방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대가를 따로 챙겼다'는 소문을 접한 C씨는 지인 D씨와 함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B씨에게 폭언·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장은 "A씨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고 범행 경위·수법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B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나 공동공갈 범행으로 인한 것이긴 하나 C씨에게 1억1000만원을 지급하기는 했고 무고 범행은 자수하기도 했다. 다만 변호사법 위반과 무고죄는 죄책이 가볍지 않아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C·D씨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보이나,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에 비춰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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