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금·승진·채용 차별 있다"... 남성보다 더 큰 불이익 느껴

이유주 기자 2025. 3.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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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절반 "성차별 심각"... 임금 불평등, 저출산 악화 우려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직장이 절반이 성별에 따른 중요한 임금, 승진, 채용 등 직장 내 다양한 영역에서 성차별이 만연하다고 인식했다. ⓒ베이비뉴스

직장이 절반이 성별에 따른 중요한 임금, 승진, 채용 등 직장 내 다양한 영역에서 성차별이 만연하다고 인식했다. 이러한 인식은 여성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직장인들은 성차별 문제 중 특히 '임금'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저출산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민주노동연구원은 '고용상 성차별 경험과 성별 임금 격차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설문조사는 올해 1월 13일부터 31일까지 15세 이상 전국 임금 노동자 1095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차별 경험, 경력단절과 돌봄,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과 영향 등에 대한 인식을 분석했다. 

먼저 직장 내에서 ▲채용 ▲승진 ▲중요한 업무 배제 ▲성별 임금 차이 ▲성희롱 등에 대한 성차별의 심각성을 조사한 결과, '심각하다'와 '심각하지 않다' 중 '심각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승진(51.7%)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임금(49.9%), 중요한 업무 배제(47.3%), 채용(45.9%) 순으로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직장인 절반이 승진, 임금, 업무 배제, 채용에서 등 직장 내 여러 영역에서 이러한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느낀 셈이다. 또한 성희롱(38.4%)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비율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모든 항목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심각하게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나는 직장에 채용될 때 가족 사항이나 개인적 문제 등, 일과 상관없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서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41.3%)이 남성(25.1%)보다 16.2%포인트 높았다. 또 특정 성별에게 유리한 채용 조건으로 인해 불이익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문항에서도 여성(24.4%)의 '그렇다' 응답률이 남성(5.9%)보다 18.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채용 과정에서 여성이 성별로 인해 불이익을 경험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직장 내 성별 격차가 채용 단계부터 시작됨을 의미한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직장에서 '여성(혹은 남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일'이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25.1%)이 남성(10.9%)보다 14.2%포인트 높았다.  

성별에 따른 승진에서의 성차별 경험을 분석한 결과도 '승진이나 진급에서 여성 혹은 남성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항목에서 여성(22.0%)의 응답률이 남성(7.9%)보다 14.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또한 승진과 관련해 ▲육아휴직 사용 ▲평가 기준 ▲차별적 평가 ▲경력개발 기회 ▲승진 속도 등 여러 측면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응답(평균 33.3%)했다. 이에 따른 승진 경험 응답률은 40·50대 이상 남성(55.0%)에 비해 40·50대 이상 여성(24.3%)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임금 차이에 대한 인식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나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남성(혹은 여성) 동료에 비해 임금의 차이를 경험한 적 있다'는 문항에서는, 남성 응답자의 14.2%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 응답자는 33.0%로 나타나 여성의 응답률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반대로, 임금 차이를 경험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남성은 56.5%로 절반 이상이었으나, 여성은 26.3%에 불과해 남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성별에 따른 월 평균 임금은 남성(413.7만 원)이 여성(310.8만 원)보다 약 33% 높았다. 

연구진은 특히 임금 불평등 문제에 집중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직장인들은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로 ' 여성은 가사노동담담자라는 성역할 고정관념'(31.1%)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정부의 성평등 정책 실현 의지가 없어서'(16.2%)였다. '여성이 육아와 가족 돌봄으로 경력단절되고, 경력단절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14.6%)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성별로 인해 돌봄이나 가사 분담에 대해 특별한 영향을 강요받는다고 느낀 적 있다'는 항목에서 여성은 연령대와 관계없이 50% 이상이 가사와 돌봄 역할을 강요받는다고 응답했다. 

성별 임금 격차가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경제·사회적 영향을 5점 척도로 평가한 결과, ▲저출생 심화(4.6)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침체(4.49) ▲저임금 여성 노동자 증가와 여성 경제적 자립 악화(4.45) ▲젠더갈등 심화 및 민주주의 약화(4.33)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조사 결과는 젠더 불평등을 기반으로 한 노동시장과 사회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설문 응답자 대부분이 성별 임금 격차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지속될 경우 경제적·사회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다"며 "특히, 성별 임금 격차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저출생 사회가 심화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해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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