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연상호 "원씬원컷의 대가 알폰소 쿠아론 감독, 내 작품의 원테이크 인상 깊게 보더라" [영화人]
24일 오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의 연상호 감독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좇으며 벌어지는 이야기인 '계시록'은 지난 3월 21일 공개되었다.
이 작품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라는 말이 낯설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한 거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미국에서는 익숙한 직책인데 한국에서는 대체 할만한 개념이 없다. 그래서 한글로 쓰지 않고 영어로 표시를 했다. 비슷한 개념을 찾자면 총괄 프로듀서의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며 "기획 단계부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하는 걸로 되어 있었다. 이후에도 편집, 마케팅 단계에서도 조언을 해 주셨다. 그가 제일 중요하게 봤던 건 최초로 이야기했던 비전과 맞닿아 있는가 였다. 최초로 제가 '계시록'을 어떤 관점으로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던 지점에서 촬영이나 편집, 심지어 마케팅 방식까지 맞닿아 있는지 챙기더라."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처음에 영어 영화를 준비했다는 연상호 감독은 "그때 같이 할 미국의 제작사와 미팅을 하던 차에 '계시록'의 공종제작으로 있는 제작사가 연락을 주었다. 최종적으로는 다른 제작사와 작업을 하기로 했지만 그때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어 영화가 아니어도 한국어 영화라도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셨다. 제 입장에서는 이 영화가 장르의 외피를 가지고 있지만 연출적으로나 스토리텔링에서 실험적인 면이 있었다. 스토리텔링에서 주제의식을 반영해야 했고 주제의식을 형상화시켜야 하는 것도 있었다. 한국의 문화를 긴밀하게 대변하는 영화여서 글로벌 관객에게 어떻게 소비될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작업을 하게 된 실질적인 이유를 덧붙였다.
그래서 어떤 팁을 얻었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별 거 없었다. 제일 명확하게 궁금해했던 건 이 영화의 최종 모습이 어떤 형태가 되면 좋겠는지, 어떤 비전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많이 들으려고 하더라. 그걸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기획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최종적으로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되었지만 초반 해외자본도 염두에 두고 있었을 때 제 비전을 잘 듣고 영화 제작을 위한 뭔가를 하려는 노력을 해줬다"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사실 설명을 들어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엄청난 팁이나 역할을 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런 협업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궁금했다. 연상호 감독은 "저는 코웍을 많이 하는 편이다. 제가 연출을 하기도 하지만 제가 쓴 대본으로 다른 감독이 연출을 하기도 하고, 해외 감독이 제 대본으로 연출도 하고, '기생수'의 경우 제가 좋아하는 원작 만화가와 작업을 한 것. 하나하나 이해 득실을 따지면 코웍하기 힘들다. 작업하는 게 일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놀이 같은 측면도 있어서 누구와 어떻게 작업하느냐가 저에게는 중요하다. 알폰소 감독과의 작업은 함께 이야기하면서 즐거웠다. 그것의 효과가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알폰소 감독과는 다시 뭐 할 게 없을까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에는 어떤 영화를 해야 할지, 다른 나라 언어로 된 영화를 할지, 다른 방식의 영화가 될지 이야기 중이다. 크리에이터끼리의 관계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같이 해봤으니까 그도 나의 작업 방식을 알게 되었고 나도 그의 방식을 알게 되었다"며 코웍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은 원씬 원테이크로 촬영되었는데, 연상호 감독은 "제 또래 감독들은 대부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에서 원테이크 장면의 영감을 받았을 것.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원씬원컷의 대가. 롱테이크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 일이 실제 시간대로 일어나고 있다는 감흥을 주고 생동감을 준다. 그런 게 알폰소 쿠아론 감독 영화의 미학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제가 찍은 원씬 원컷을 디테일하게 보고 이야기하더라. 이런 컷에서는 카메라의 의도가 숨겨져야 한다. 카메라의 의도가 느껴지지 않아야 관객들은 상황을 현실처럼 느끼고 따라가게 되는 것. 우리 영화에서의 장면도 아주 디테일하게 보셨고 인상 깊게 보신 것 같다"며 대가의 시선이 오래 머물렀던 장면을 자랑스러워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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