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외주의는 없다"…이젠 ‘TIARA’의 시대
美주가수익비율, 유럽·중국보다 높아
트럼프 美우선주의·불확실성도 美주가에 부담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지금까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6% 하락한 반면, 유럽의 STOXX600 지수는 8.3% 상승했다. 월가에 따르면 유럽의 STOXX600 지수는 1분기 9.3% 상승이 예상되는 반면, S&P500 지수는 4.5% 손실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는 2015년 이후 첫 12주간 미국 벤치마크 대비 가장 강력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제외한 22개 선진국(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홍콩, 아일랜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싱가포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영국)의 대형주와 중형주를 포함하는 ‘MSCI World ex USA Index’ 지수는 올 들어 8.7% 상승하며 2019년 이후 최고의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안보 지원 체계가 흔들리며 유럽의 방위산업 투자가 활성화되는 기조 속에서 이뤄졌다.
장기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국 주식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훈풍이 일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 들어 30% 가까이 올라간 반면, S&P500 정보기술 섹터 지수는 9.5% 하락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1, 2월 유럽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는 20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됐다. 이는 2024년 하반기 동일한 펀드에서 85억달러가 순유출된 것과 개조되는 현상이다. 한편, 1, 2월 동안 미국 주식 ETF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2024년 마지막 두 달에 비해 둔화됐다.
WSJ는 전 세계 자금이 미국을 떠나는 이유를 실제 투자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조명했다. 이에 따르면 그 이유는 △미국 주식의 고평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유럽 주식의 상대적인 저렴함 △미국과 유럽의 관계 악화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등이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아일랜드 여권을 가진 키스 모팻은 최근 몇 주간 미국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유럽 및 기타 국제 기업의 주식과 유럽 방위주식을 보유한 ETF에 투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언급한 것 역시 미국 주식 매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모팻은 “돈 있는 유럽인들 중에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화가 난 사람들이 많다. 왜 우리가 거기에 돈을 넣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독일에 사는 41세 미국인 피터 스턴 역시 미국과 유럽의 불화가 심화하는 것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피터폴리오의 70%를 미국에 투자하던 그는 “나는 유로를 쓰고, 유로를 벌고, 제 돈은 모두 미국에 갇혀있다”며 “나는 더이상 내 돈을 미국에 두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스턴은 미국 채권 투자금을 유럽 주식과 채권에 재투자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막대한 세금 문제로 미국 주식은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슬로바키아 출신으로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트레이더이자 트레이딩마인드셋&데이터셋 공동창립자인 리아 홈그렌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 의제가 유럽 기업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그램은 “미국기업이 최고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가는 미쳤다(insane). 엔비디아가 10배로 오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의 STOXX600에 속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년 동안 약 18.7인 반면 S&P500의 경우 24.6이다. 항셍지수는 13을 밑돈다.
호주 퀸즐랜드에서 투자하는 앤드류 바넷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면서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LVMH와 알리바바와 비미국 주식으로 옮겼다. 그는 동시에 미국이 세계 최고의 인재와 가장 성공적인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는 “EU에는 27개의 다른 문화와 은퇴연령이 있다”며 “나는 미국이 항상 유럽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과 같은 특정 기간에는 작은 기회의 창을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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