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원베일리 보유세 36% 뛴 1820만원…오른 집값 대비 ‘쥐꼬리’?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전국 공동주택(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 1558만가구의 1월1일 기준 공시가격을 공개하면서 올해 주택 보유자가 낼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얼마나 될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전국 평균 3.65% 상승했고 지방에서는 세종시(-3.28%) 등 내린 곳도 적지 않다.
반면 지난해 집값이 꽤 오른 서울은 7.86% 올라 전국 시·도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는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집값 상승 폭에 견줘보면 올해 세 부담 증가액은 ‘쥐꼬리’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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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보유세 30%대 상승?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치를 끌어올린 곳은 강남권이다. ‘강남 3구’ 공시가격은 서초 11.63%, 강남 11.19%, 송파 10.04% 등 일제히 10% 이상 뛰었다. ‘마용성’으로 불리는 성동(10.72%), 용산(10.51%), 마포(9.34%)의 상승 폭도 컸다. 다음으로 광진(8.38%), 강동(7.69%), 양천(7.37%)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안에서도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 지난해 실거래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공시가격도 끌어올린 셈이다. 반면 도봉(1.56%)과 강북(1.75%), 구로(1.85%)는 1%대 상승 폭을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난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보유세액(1세대1주택 기준) 추정 결과를 보면,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주요 단지의 올해 보유세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면적 111㎡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7억6천만원에서 올해 34억7600만원으로 25.9% 오른 사례다. 이에 보유세 부담은 지난해 1328만원(재산세 694만원·종합부동산세 633만원)에서 올해 1848만원(재산세 733만원·종부세 1115만원)으로 39.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공시가격이 처음 공시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보유세 사례도 제시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의 공시가격은 34억3600만원으로, 올해 보유세는 1820만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 하반기 입주한 원베일리는 2024년도 공시가격이 산정되지 않은 탓에 지난해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1340만원(전용 84㎡)의 보유세가 부과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이보다 보유세가 35.9% 증가하는 셈이다.
지난 2월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최대 수혜지로 부각됐다가 한 달만에 재지정 파동을 겪은 송파구 잠실 아파트의 보유세도 눈길을 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는 공시가격 상승(16억3천만→18억6500만원)에 따라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 478만원에서 올해 579만원으로 21.0% 뛴다.
마·용·성 지역의 올해 보유세 증가 폭은 강남권보다 낮은 편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공시가격 상승(11억4500만→13억1600만원)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 244만원에서 올해 287만원으로 17.5% 높아진다. 용산구 이촌동 용산 한가람 84㎡은 올해 공시가격이 16억5700만원으로 작년보다 8.9% 상승하면서 보유세 부담은 423만원에서 475만원으로 52만원 늘어난다. 또 공시가격 13억8400만원이 산정된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84㎡의 올해 보유세액은 지난해(246만원)보다 23.8% 증가한 304만원으로 추산됐다.

1주택자 공제, 낮은 현실화율로 보유세 ‘인하 효과’
국토부가 시뮬레이션한 올해 공시가격에 따른 보유세액은 해당 주택 보유자가 1세대1주택자라는 전제로 계산한 수치다. 그러나 1주택자로서 해당 주택에 5년 이상 거주했거나 60살 이상인 사람은 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를 적용받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장기보유 공제율은 5년 이상 20%, 10년 이상 40%, 15년 이상 50%이며, 고령자 공제율은 60살 이상 20%, 65살 이상 30%, 70살 이상 40%에 이른다. 또 두 공제는 중복적용이 가능하며 최대한도는 80%다.
이에 따라 앞서 예를 든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면적 111㎡의 올해 종합부동산세 예상액은 1115만원이지만, 1세대1주택자로서 15년 이상 보유한 70대 소유자라면 최대 80%의 세액공제를 받아 실제 부과되는 종부세액은 223만원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
올해 공시가격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을 뜻하는 ‘현실화율’ 69.0%가 적용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실화율 69.0%는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단계적으로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도입 전인 2020년 수준이다.
만일 로드맵을 유지했다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평균 현실화율은 78.4%, 시가 15억원 이상은 90%였다. 예컨대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의 이번 공시가격 18억6500만원은 2020년 현실화율(시가 15억원 이상 75.3%) 적용에 따른 것으로, 애초 계획대로 현실화율 90%가 적용됐다면 올해 공시가격은 22억2900만원으로 3억원 이상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토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시스템에 공개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다음 달 2일까지 소유자 의견을 받은 뒤 다음 달 30일 결정·공시된다. 결정·공시 이후 5월 29일까지 한 달간은 이의 신청을 받고, 재조사 및 검토과정을 거쳐 6월 26일 조정·공시하게 된다. 이렇게 결정된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각종 세금 부과는 물론 건강보험료 사정,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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