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소득, K-복지모델로…단계적 전국화 추진"(종합)

정수연 2025. 3. 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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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디딤돌소득 정합성 연구…36개 제도와 통합·연계
오세훈 "빈곤해지기 전 선제 지원…회복탄력성 높여야" 새 비전 제시
"디딤돌소득, K-복지모델로…기존 제도 연계시 효과 극대화"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시청에서 열린 '디딤돌소득 K-복지 비전 발표 및 공동연구 업무협약식'에서 K-복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2025.3.24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서울시의 대표적 약자동행 정책이자 소득보장 복지실험인 '디딤돌소득'의 전국 확산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디딤돌소득을 전국화하면서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등 36개 현행 복지제도와 통합·연계해 효율적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빈곤해지기 전 선제적 지원으로 회복 탄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단 것이다.

서울시는 24일 디딤돌소득 전국 확산에 관한 정합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시작해 올해 3년 차인 이 정책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재산 3억2천600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분을 채워주는 제도다.

소득 기준을 초과해도 수급 자격이 유지돼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지 않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시는 2천76가구에 디딤돌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3년여간 소득 실험 결과 기준중위소득이 85% 이상을 넘어 더는 디딤돌소득을 받지 않아도 되는 탈(脫)수급 비율이 8.6%로 나타났으며, 근로소득이 늘어난 가구도 31.1%로 집계되는 등 성과가 입증되고 있다.

현행 복지제도와 디딤돌소득 비교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95개 사회복지제도 중 36개와 통합·연계시 효율성 극대화

이에 시는 지난해 3월 디딤돌 소득의 전국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는 서울복지재단 총괄 아래 사회복지, 경제, 재정 분야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TF가 맡았다.

연구팀은 디딤돌소득이 전국으로 확산할 경우 다른 제도에 미치는 영향, 제도 간 충돌 문제, 필요 예산 규모를 살폈다.

95종의 복지제도와의 관계성을 살펴본 결과, 디딤돌소득과 생계급여·자활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1유형)는 통합하고 기초연금과는 연계하는 등 36개 현행 복지제도와 통합·연계 시 효율적인 복지시스템이 완성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디딤돌소득을 바탕으로 유사한 현금성 급여를 효율적으로 통합·연계해 복잡한 소득보장체계를 정비하면 더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연금 개혁과 연계해 디딤돌소득으로 노후소득보장체계를 구축하면 취약계층에 대한 견고한 대안적 복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딤돌소득 성과 분석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준중위소득 65% 이하 지원 땐 13조 추가재정 필요

연구팀은 디딤돌소득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 ▲ 65% 이하(빈곤고위험층) ▲ 75% 이하(빈곤위험층) ▲ 85% 이하(저소득불안층)를 적용해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필요한 예산과 효과를 분석했다.

기준 중위소득 65% 이하를 대상으로 중위소득의 32.5%까지 보장하는 모델을 적용할 경우 전국 총 2천207만 가구의 27%에 달하는 594만 가구가 디딤돌소득을 받는다.

이를 위해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자활급여, 국민취업지원제도, 지자체 부가급여 등 10개 제도와 통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존 복지제도와 통합·연계할 경우 재원은 13조원가량 추가로 필요하다.

기준 중위소득 75%까지 지급할 경우(보장 수준은 중위소득 37.5%) 전국 가구의 30%인 653만 가구가 디딤돌소득 지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재원은 23조9천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기준 중위소득 85%까지 포함할 경우(보장 수준은 중위소득 42.5%)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지원받는다.

추가 재정은 36조6천억원이 필요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우리 사회에는 돌봄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빈곤해지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원해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복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제도는) 신청주의의 한계, 까다로운 절차, 사후적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디딤돌소득 전국화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자립 의지를 북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대선 때 이재명 당시 후보 공약대로 연 100만원을 지급하면 50조원이 넘게 든다"면서 "디딤돌소득으로 하면 감당 가능한 재원을 쓰면서 동시에 저소득층 근로 의욕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딤돌소득 K-복지 비전 발표 및 공동연구 업무협약식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시청에서 열린 '디딤돌소득 K-복지 비전 발표 및 공동연구 업무협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3.24 cityboy@yna.co.kr

깊이 있는 미래소득보장제도 연구…학회·연구기관 7곳과 업무협약

시는 디딤돌소득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모델 개발하고, 디딤돌소득-사회서비스 전달체계 구축방안, 근로유인 제고 방안, 복지재원의 점진적 확보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지자체 맞춤형 실행모델도 개발한다.

시는 또 이날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한국경제학회, 한국노동경제학회, 한국재정학회, 안심소득학회,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행 소득 보장제도의 사각지대와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취약계층을 포괄할 수 있는 미래 소득 보장제도 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최적의 디딤돌소득 모델을 구축해서 단계적으로 전국화하겠다"며 "디딤돌소득 (도입을) 논의하는 곳들이 있다. 계속 다양한 기초 지방자치단체와 접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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