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효과 1%라더니, 서울 3분의 1을 묶었다

김희량 2025. 3. 24. 11: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24일부터 토허 구역 확대
도시면적 30%에 규제 영향 미쳐
연구 용역과 배치되는 정책 시행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체 아파트가 24일 자정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날부터 기존 토허구역이었던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을 포함해, 강남3구와 용산구의 2200개 아파트 단지, 40만개 가구를 토허구역으로 묶었다. 이번 확대 재지정으로 서울시 면적의 30% 가까이 규제 지역이 됐다. 집값 급등을 차단하기 위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이처럼 구(區) 단위로 광범위하게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기사 4·18면

이들 지역에선 면적 6㎡(주거지역 기준) 이상 아파트를 거래할 때는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하며, 2년 이상 직접 거주할 실수요자만 매수가 허용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또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이거나 기존 주택을 1년 이내에 전부 팔아야 해 사실상 무주택자만 아파트를 살 수 있다.

문제는 토허구역 지정이 집값 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1.2%로 집계됐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에게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도 전체시장 시장효과 분석’ 연구 용역을 맡겼다. 4개월 뒤인 작년 연말 발표된 연구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효과가 미미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면적 증가를 3000ha로 가정하면 그 안정효과는 1.2%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서울시 전체의 관점에서 주택시장은 거시 금융요인 및 부동산 정책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허가제도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며 “토허제 확대 시 서울시 전체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명시했다.

다만 연구팀은 재개발 및 재건축 구역에 대한 토허제는 이전 시점 발생하는 가격급등 현상을 감안할 때 지정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규제 초기에는 거래 위축과 함께 가격 안정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 2~5구역(재건축단지)의 경우 토허제 지정 직전 1년간 가격상승률이 41.4%에 달했는데 이는 인접지역(15.6~18.4%)과 강남구(6.7%)에 비해 2배 이상 큰 폭이었다. 이 구역은 2021년 4월 토허제 지정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는 큰 폭의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가격 상승기에는 다시 비슷한 누적변동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효과의 ‘지속성’에 대해 한계가 있다고 평했다. 아울러 “거래 위축에 따른 재산권 행사 제약에 따른 불만은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관계로 합리적인 해제 시점에 대한 고려와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포괄적 지정’에 대해선 더욱 부정적 의견을 내놨는데, 서울시는 이를 전면으로 배치하는 정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연구 보고서에는 “토허제를 유지하더라도 규제지역의 공간적인 범위를 축소하는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해제를 한다면 가격급등이 발생하는 신통기획 재건축단지와 같이 국지적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축소 지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토허제가 서울에서 사실상 ‘아파트거래허가구역’이 되면서 넓게는 부동산에서 유발되는 소비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거래 시장 위축은 멀리 봐서는 인테리어 공사, 가구·가전제품 시장과 업계 종사자들도 타격을 입는, 돈이 돌지 않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토허구역 확대 지정 효력 발생을 앞둔 21~23일 강남·서초·송파구에 대한 집중 지도·점검을 실시했다. 공인중개사무소 136개소 점검결과, 17건의 이상거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상 거래의 사례로는 가족관계 등 특수거래관계로 편법증여가 의심되는 경우와 소명되지 않은 차입금이 과다한 경우 등이 있었고, 해당 건에 대해서는 추후 거래대상자를 대상으로 거래 신고 내용과 실제 거래내역의 부합 여부를 정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제도의 본격적인 효력 발생을 앞두고 이상 거래 등의 시장 교란 행위가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한편 투명한 시장 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토허구역 지정 기간은 올 9월30일까지이나, 필요시 기간 연장에 나서기로 했다. 또 마포·성동·강동 등 주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집값이 오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김희량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