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아픈 것도 나이 탓?” 원인은 힘줄이 끊어졌기 때문이라는데…

윤성철 2025. 3.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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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괴롭히는 근골격계 질환들] 어깨 회전근개 파열
부산 춘해병원 김종민 과장은 "50대 이상이 되면 어깨 힘줄이 노화로 약해지면서 쉽게 찢어질 수 있다"고 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 씨(55). 그는 1년 전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결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 종일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일이 많아 어깨가 피곤하겠거니 했다. 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3개월 전부터는 밤에 누워 있을 때도 어깨가 욱신거려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팔을 위로 들거나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마다 심한 통증이 찾아왔고, 셔츠를 입는 간단한 동작도 버거워졌다. 그러다 어깨에서 딱딱 소리가 나고, 팔에 힘이 빠지는 느낌까지 들었다.

부산 춘해병원 김종민 과장(정형외과)은 그의 증상을 듣고는 몇 가지 검사부터 시작했다. 우선, '드롭 암 테스트'(Drop Arm Test). 환자가 팔을 어깨 높이까지 올렸다가 천천히 내릴 때 힘이 빠져 저절로 떨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다음은 '엠프티 캔 테스트'(Empty Can Test). 팔을 앞으로 뻗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후 가벼운 저항을 줘본다. 힘줄이 손상되었을 경우엔 극심한 통증이 온다.

두 검사 모두 양성 반응. X-ray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어깨를 감싸는 극상근(Supraspinatus) 힘줄이 1.5cm 정도 찢어진 것을 발견했다. 이어 MRI 검사까지 해보니 '회전근개 파열', 그것도 전층파열(full thickness Tear). 힘줄이 뼈에서 분리됐거나 힘줄에 구멍이 나고 찢어진 상태라는 의미다.

왜 내 어깨가 망가졌을까?

어깨 회전근개(回轉筋蓋, rotator cuff)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4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과 힘줄로 구성된다. 그런데 여기 힘줄은 어깨를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로 인해 손상되기 쉽다.

김종민 과장은 "50대 이상이 되면 힘줄이 자연스럽게 약해지면서 쉽게 찢어질 수 있다"면서 "김씨의 경우, 직업 특성상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면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회전근개에 지속적인 부담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물론 야구, 배드민턴, 골프 등 반복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스포츠, 갑자기 무거운 박스를 들거나 넘어지거나 해서도 회전근개가 파열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급성 손상으로 파열되는 경우는 드물다. 큰 자동차 사고 정도가 났을 때에야 가능한 일.

어떨 때 약만 먹으면 되고, 어떨 때 수술해야 하나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비교적 가벼운 부분 파열(50% 이하)이나 초기 증상일 경우, 우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이때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염증 반응을 완화시킬 수 있다. 통증을 줄이면서도 근육과 힘줄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온열 치료, 초음파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이상 지속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힘줄의 손상이 심해 1cm 이상의 전층 파열이 확인될 경우엔 그걸로는 부족하다. 수술이 필요하다.

대개는 관절경을 이용하여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방식(관절경 회전근개 봉합술, Arthroscopic Rotator Cuff Repair)으로 진행한다. 작은 절개를 통해 관절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손상된 부위를 직접 봉합하고, 염증 조직을 제거한다.

수술 후에는 약 3~6주 동안 어깨 보호대(sling)를 착용하며, 초기에는 수동 운동을 통해 가동 범위를 회복한 후 점차 능동적인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한다.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가벼운 물건을 들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 늦어도 6개월이 지나면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없다.

수술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가르는 기준은 뭔가요?

"어느 정도 파열됐느냐 하는 손상(損傷) 정도입니다. 초음파 검사와 MRI 검사를 통해 부분 파열인지 전층 파열인지 확인한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50% 이하의 부분 파열이라면 우선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그 이상이면 수술하고요. 또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남아 있으면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하던데, 회전근개 파열도 자연히 낫지 않나요?

"안타깝게도 힘줄이 저절로 붙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찢어진 부위가 점점 커질 뿐입니다. 그러면 수술할 때도 난도가 높아집니다. 당연히 재(再)파열 확률도 높아지고요."

수술하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나요?

"수술 후 약 80~90%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돼 정상 상태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완전 파열된 후에도 오래 방치한 경우, 봉합 수술을 해도 힘줄의 지방 변성 때문에 10~20% 정도는 다시 파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완전 파열된 경우엔 40% 정도 재파열될 확률이 있구요. 물론 수술 후 재활 운동을 어떻게,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도 달라집니다. 수술과 재활 치료 모두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재활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초기에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팔을 가볍게 흔드는 '팬듈럼 운동'(Pendulum Exercise)을 통해 어깨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여 줍니다. 이후 탄력 밴드를 이용해 팔을 안팎으로 돌리는 '회전 운동'과, 팔을 Y자, T자, W자로 움직이며 어깨 근육을 활성화하는 'Y-T-W 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반면, 무거운 덤벨을 드는 '숄더 프레스'나 가슴 근육을 과하게 쓰는 '벤치 프레스' 같은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머리 위로 팔을 올리는 스트레칭도 좋지 않습니다."

도움말: 부산 춘해병원 김종민 과장(정형외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와 인제대 일산백병원에서 전임의를 거쳤다. 어깨, 무릎 관절을 주로 본다.

김종민 정형외과 과장. [사진=부산 춘해병원]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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