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OST 제왕, 첫 내한… 2만명 열광
애니 ‘체인소맨’ 오프닝곡 등 열창
“가장 좋아하는 한국말, 불닭볶음면”
요네즈 겐시(米津玄師·34)는 일본 정상급 싱어송라이터. 발표곡마다 지문처럼 독창적인 선율을 각인시키기로 유명하다. 밝고 서정적인 선율과 리듬감 넘치는 베이스 기타를 앞세운 작곡, 일본어 말맛을 잘 살린 작사, 단차가 다채로운 음율을 유려하게 구사하는 보컬이 조화를 이룬다. 첫 소절부터 귀를 사로잡아야 하는 CF와 OST에 자주 애용되는 까닭이다.
22일과 2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은 그 저력을 제대로 맛볼 기회였다. 첫 곡 일본 스포티파이 브랜드 CM송 ‘RED OUT’부터 펄떡이는 활어처럼 생동감 넘치는 베이스 기타 연주와 함께 등장했다. 일본 드라마 MIU404 주제가 ‘Kanden’, 조지아 커피 CM송 ‘LADY’, 코카콜라 CM송 ‘Mainichi(Every Day)’, 인기 애니메이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주제가 ‘Peace Sign’,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삽입곡 ‘Spinning Globe’ 등 이날 부른 24곡 중 과반수가 일본인들의 일상을 침투한 OST나 광고 주제가였다. 가장 떼창이 쏟아진 순간은 2018년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 주제가이자 국내 J팝 노래방 애창곡 상위권에 오른 노래 ‘Lemon’.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체인소맨’ 오프닝곡으로 글로벌 인기를 끈 하드록 스타일의 ‘KICK BACK’은 즉석에서 셀프 카메라를 바짝 갖다 댄 겐시의 얼굴이 전광판을 가득 메우는 연출로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겐시는 2012년 1집 ‘diorama’로 정식 데뷔하기 전부터 일본 보컬로이드(가상 캐릭터로 음원을 내는 일본 프로그램) 프로듀서로 활동곡을 알려왔다. 뮤직비디오 제작, 악기 연주, 노래까지 홀로 다재다능하게 펼쳤던 보컬로이드 활동 경력이 이날 무대에선 화려한 영상미를 뽐내는 뛰어난 무대 연출력으로 피어났다.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 OST로 쓰인 ‘Spirits of the Sea’를 부를 때는 심해 속 신비한 풍경을 그린 극 중 영상, 대왕고래 소리를 흉내 낸 일렉 기타 잔향, 객석을 가득 물들이는 푸른빛 조명과 함께 선보여 큰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 끝에 겐시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말이 ‘불닭볶음면’”이라며 “먹어 본 적은 없지만 발음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공연 직후 한국 X 인기 검색어에도 ‘불닭볶음면’이 올랐다. 이어 지난 1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새 오프닝곡으로 발매된 ‘Plazma’, 최신 앨범 ‘LOST CORNER’의 동명 타이틀곡을 들려준 그는 “다시 올 테니 또 만납시다!”라며 재회를 기약했다.
22·23일 이틀간 열린 이번 공연에는 2만2000여 명이 몰렸다. 10대(10.1%)·20대(64.8%)·30대(18.4%) 등 젊은 관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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