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범호와 KIA 팬들에게 김도영 라이벌 아닌 윤도현으로 기억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운명의 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윤)도현이가 좋으면 계속 갈 수도 있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부터 2루수, 유격수, 3루수 백업으로 두루 기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시범경기 부진 및 감기몸살 악재에도 개막엔트리에 투입했다. 시범경기서 4~5할대 타율을 찍은 홍종표와 김규성을 제치고 김도영의 플랜B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김도영 라이벌이었던, 이젠 김도영의 동반자이자 김도영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윤도현(22)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자 곧바로 윤도현을 3루수로 투입했다. 23일에도 9번 3루수로 기용했다.
지난 3년의 부상 터널에서 벗어난 윤도현에게 출전시간을 충분히 부여할 계획이다. 이범호 감독은 “출장시간이 관건”이라고 했다. 실링이 다른 유망주를 살리기 위해 감독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부터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윤도현에게 완전히 판이 깔렸다. 윤도현은 22~23일에는 잠잠했다. 22일에는 1타수 무안타, 23일에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3일의 경우 NC 강속구 투수 라일리 톰슨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라일리는 2회 첫 타석에선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춘 윤도현에게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낚았고,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슬라이더로 줄곧 승부하다 결정구로 148km 포심을 사용했다. 이날 라일리의 최고구속이 156km이었던 걸 감안하면 윤도현에게 100% 전력 승부를 하지 않은 듯하다. 컨택이 좋은 선수지만,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않은 듯하다. 시범경기서 타석 수를 충분히 채우지 못한 영향도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플랜B를 한 가지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결국 윤도현에게 일단 기회를 줬지만, 다른 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윤도현이 특별하게 관리해야 하는 유망주인 건 맞다. 그러나 타격감이 뜨거운 홍종표와 김규성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범호 감독은 두 경기 연속 윤도현을 경기후반 홍종표와 김규성으로 각각 바꿨다. 수비에선 이미 유격수 김규성, 3루수 홍종표가 가장 적합하다고 봤다. 윤도현은 타고난 공격 재능으로 어필해야 한다. 일단 표본이 2경기에 불과했으니, 조금 더 시간은 필요할 듯하다.
KIA로선 김도영이 없는 건 아쉽지만 묻어두고 눈 앞의 승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도현은 그 와중에 자신의 입지가 뒤바뀔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김도영이 돌아와도 팀에서 롤이 바뀔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김규성이나 홍종표에게 밀릴 수도 있다. 일단 4선발 윤영철이 선발 등판하는 26일이 1차적 관문이다. 야수가 1명 빠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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