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국제유가에 달린 트럼프 관세정책

강현철 2025. 3.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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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정책은 고율의 징벌성 관세 부과를 통해 무역·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국제 유가의 향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IBK경제연구소 신혜원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안정이 미국 내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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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논설실장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은 국제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럼프 경제정책은 고율의 징벌성 관세 부과를 통해 무역·재정 적자를 해소하고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5~18세기 서유럽의 중상주의(重商主義·Mercantilism)는 )와 유사하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던 자유 교역은 바람앞의 등불 신세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의 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근린 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을 통해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들고 자국만 이익을 얻으려는 트럼프식 보호무역은 자유 교역의 이익을 해치고 종국엔 스스로에게도 칼을 겨누게 된다.

고율의 관세 부과는 미국의 경제를 침체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미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PIIE)는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 주요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미국의 물가가 최고 0.54%포인트 오르고,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3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정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해서는미국내 물가안정이 필수적이다. 에너지는 미 소비자물가(CPI)를 구성하는 전체 품목 중 약 6.2%의 비중을 차지한다. 주거(44.2%), 음식료품(14.5%), 의료(8.3%), 교육(5.7%) 등이 주요 항목이다. 따라서 국제 유가의 향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하락 의지 지속 표명과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 확대 등으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국제 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증가, 글로벌 교역·생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하락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 측면을 살펴보자. 먼저 미국내 원유 생산이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관련 규제 완화, 보조금 지급 등으로 늘고 있다. 둘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 산유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증산을 선언했다. OPEC+는 오는 4월부터 하루 13만8000배럴씩 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러시아의 원유 공급도 증가하며 국제 유가의 하방 압력이 가중된다.

수요 측면에서도 유가 하락 요인이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은 세계 교역을 감소시키고 글로벌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미·중 관세전쟁 심화는 중국 경기 둔화의 장기화로 이어져 세계적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로 중국의 실질 GDP는 최대 0.2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익성을 고려해야 할 원유 공급국가가 무제한 공급을 더 늘리긴 어려우며,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기업들도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증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증산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IB(투자은행)들은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올 2분기 평균 71.5달러, 3분기 69.5달러, 4분기 68.0달러, 내년 1분기 68.0달러, 2분기 68.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IBK경제연구소 신혜원 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안정이 미국 내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럴 경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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