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헛발질 후폭풍…금리 내리라던 당국, 다시 고삐 죈다

신무경 기자 2025. 3. 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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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권모 씨(41)는 서울시와 금융 당국의 오락가락 주택·가계 대출 정책에 속앓이 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3.50→2.75%)했지만, 은행권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에 미온적이자,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한목소리로 "은행권이 가산금리 등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질타한 게 불과 한 달 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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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3. kmn@newsis.com
5년 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권모 씨(41)는 서울시와 금융 당국의 오락가락 주택·가계 대출 정책에 속앓이 중이다. 최근 주담대 금리 상향 조정 통보(연 2.4→4.8%)를 받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더 내려올 것이라는 기대에 높은 이자를 감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토지허가제 재조정 이후 가계부채를 옥죄겠다고해 고민이 커졌다. 권 씨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 금리도 당연히 내려가야하는데, 정부 정책 엇박자로 서민들 이자 부담만 가중되게 생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토지거래허가제를 두고 서울시와 중앙 정부 간 정책 엇박자가 가계대출을 둘러싼 은행과 실수요자 등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까지도 은행권에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주문한 당국이, 토허제 확대·재지정을 계기로 가계부채 관리 기조 방향을 전환하면서 애꿎은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는 형국이다.

●토허제 후폭풍에 대출 조이는 금융당국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5일 주요 가계부채를 담당하는 시중은행 부·팀장 등 실무진을 소집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한다. 24일 토허제 지정 후 서울 등 수도권 가계대출 흐름과 풍선효과를 점검하고 투기 수요를 억누르기 위한 추가 조처가 필요한지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기존과 달리 가계부채 관련 데이터 양식을 세분화해 시중은행에 서울시 구별 주담대 동향을, 승인부터 실행까지 회의 때 챙겨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 주요 지역에는 주담대 취급 점검도 강화한다. 토허제 해제 영향 등으로 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함에 따라 가계대출 추이를 마포·용산·성동구 등 주요 지역 단위로 세분화해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다주택자, 갭투자(전세 낀 매매)자 신규대출을 막는다. 하나은행은 27일부터 다주택자에 서울 지역 주택구매 목적 주담대를 신규로 내주지 않기로 했다. 서울 지역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신규 취급도 막는다. 우리은행도 28일부터 1주택 이상 보유자를 대상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소재 주택 구매 목적 신규 주담대를 중단한다. NH농협은행은 21일부터 갭투자 억제를 위해 서울 지역 조건부 전세대 취급을 중단했고, KB국민·신한은행 등은 작년부터 다주택자 신규 주담대나 조건부 전세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내리는데…대출금리는 오락가락

이 같은 분위기는 가계대출 완화 조짐을 보여온 금융 당국의 메시지와 상반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하(3.50→2.75%)했지만, 은행권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에 미온적이자,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한목소리로 “은행권이 가산금리 등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질타한 게 불과 한 달 전이기 때문이다.

정책 기조를 한 달도 안 돼 뒤바꾸면서 은행권에서도 혼란이 감지된다. 일례로 NH농협은행은 지난해 9월 26일 조건부 전세대를 중단했다가 올해 1월 2일 재개했는데, 당국의 기조 변화에 이달 21일부터는 다시 서울 지역에서 관련 대출을 막았다.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나섬에 따라 일각에선 대출금리 인하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나온다.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이번 대책에 혼란이 가중되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재지정 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의 경우 은행별, 거래 형태별, 고객의 주택 유무별 등 조건에 따라 대출이 안 나올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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