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감독에게 ‘축하 물세례’, KIA 잡은 NC 분위기↑…이호준 “감독 첫승 아닌, 우리의 첫승”[스경x현장]

이호준 NC 감독이 23일 광주 NC전 승리 후 선수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이호준 NC 감독은 지난 22일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7회까지 2-1로 앞섰으나 8회에만 8실점, 2-9로 역전패했다. 이 감독은 하루 뒤 “역시 어렵다”고 했다.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선 KIA 제임스 네일을 공략하기 어렵다고 본 이 감독은 6회나 7회 불펜을 공략해 승리를 노리겠다고 예고했고, NC는 0-1로 뒤진 6회 KIA 불펜을 공략해 2점을 뽑았다. 이 감독은 투수 교체나 대타 기용 등 경기 운영에 대해 “고민을 너무 오래 하지 말고 판단이 서면 빠르게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호준 NC 감독이 23일 광주 NC전 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배재흥 기자

뼈아픈 1패 뒤, NC는 승리했다.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5-4로 승리하며 시즌 첫승을 거뒀다. 이호준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데뷔 첫승을 안았다.

첫 승리 과정은 험난했다.

2회초 맷 데이비슨이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선두 타자 홈런을 터트린 뒤 김형준의 적시타로 2-0 리드를 잡은 NC는 2회말 선발 라일리 톰슨이 이우성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2-2에서 4회초 2사 1·2루 주장 박민우가 싹쓸이 3루타를 쳐 다시 리드를 잡았다. 양 팀은 6회 1점씩 주고받았고, 경기는 2점 차 NC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9회말 등판한 마무리 류진욱이 1사후 한준수에게 추격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5-4로 추격당하자 이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방문해 류진욱의 긴장을 풀어줬다. 류진욱은 김규성과 박찬호를 범타 처리하며 5-4 짜릿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NC 원정 팬들은 시즌 첫 승을 이끈 이 감독의 이름을 연호했고, 박민우를 비롯한 NC 선수들은 인터뷰를 마친 이 감독에게 물세례를 퍼부었다.

NC 박민우. NC 다이노스 제공

박민우는 “캠프 때부터 연습경기 첫승, 시범경기 첫승 공을 다 챙겨드렸다. 그것보다 정규시즌 첫승이 더 중요하니까 빨리 1승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오늘은 (물벼락을 맞고) 감기에 걸리더라도 꼭 이겨서 편하게 쉬시길 바랐는데, 이겨서 굉장히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KIA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박민우도 “오늘 승리가 엄청난 자신감이 될 것 같다”고 부응했다.

이 감독은 “계획대로 경기를 운영해 승리한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특히 등판한 모든 투수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승리 원동력을 꼽았다. 이어 “나의 첫승보다 우리의 올시즌 첫승이다. 첫승의 의미를 살려 힘차게 달려 나가겠다”며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광주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