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과·알·세] 양자연결 기술, 미래 양자컴퓨팅 새 돌파구 `주역`

이준기 2025. 3. 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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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두 개의 양자 프로세서로 단일 양자컴퓨팅 시연 성공
큐비트 한계 돌파 새 이정표… 韓, 표준연 중심 드림팀 출격 준비
표준연은 기존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규모 확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양자연결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표준연이 구축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팅시스템. 표준연 제공

지난달 1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두 개의 양자 프로세서를 광섬유 네트워크로 연결해 단일 양자 컴퓨터를 구축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연구는 기존 양자컴퓨팅의 규모 확장 한계를 극복하고, 대규모 연산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확장형 양자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단일 양자컴퓨터에서만 존재하는 큐비트를 물리적으로 분리된 큐비트와 연결해 마치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동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령,100큐비트급 양자프로세서(QPU)를 네트워크를 통해 또다른 100큐비트 QPU와 연결해 200큐비트의 연산 성능의 양자프로세서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이는 기존 양자컴퓨터에서 큐비트 수를 늘릴 때 발생하는 다양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단일 양자컴퓨팅에서 분산형 양자컴퓨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양자연결 기술의 상용화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큐비트 규모 확장 한계 극복… '마(魔)의 1000큐비트' 넘어서야= 이처럼 최근 들어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규모 확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로 '퀀텀 인터커넥트(양자 연결)'이 양자 분야의 미래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류의 다양한 난제들을 풀기 위해 대규모 큐비트 양자컴퓨터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큐비트를 지속적으로 늘리는데 따른 오류의 기하급수적 발생 등 여러 기술적 난제에 부딪혀 규모 확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의 최대 큐비트 수는 1000개 이상 넘지 못하고 있다. 큐비트 수 1000개가 양자컴퓨터 규모 확장의 한계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표적항암물질 단백질 구조 분석 등과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앞으로는 1만 큐비트 이상의 성능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양자컴퓨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의 경우 큐비트 수는 1100개까지 증가했으나, 그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중성원자와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는 이보다 훨씬 적은 300개 이하의 큐비트에 머물러 있다. 이런 양자컴퓨팅의 규모 확장 한계를 극복하고 확장형 양자컴퓨팅 기술 구현을 위해 양자연결 기술이 미래 양자의 유망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양자연결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양자프로세서를 멀티 또는 쿼드로 연결하는 '멀티코어 양자프로세서' 개발을 통해 큐비트의 규모 확장 한계를 넘어서고, 서로 같은 종류 또는 다른 종류의 양자컴퓨터를 연결해 마치 하나의 양자컴퓨터로 작동하게 하는 '슈퍼양자컴퓨팅' 구현이라는 도전적·모험적 목표로 내걸고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IBM·구글 등 양자 선도그룹 '눈독'… 표준연 주도 '글로벌 톱 연구단' 도전장= 양자 선도국들은 양자연결 기술 선점을 위해 산학연 협업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아르곤연구소와 시카고대 등 3개 국립연구소, 11개 대학·기업이 참여해 'Q-넥스트 국가양자정보과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양자연결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연합도 유수의 연구기관과 기업이 '퀀텀 인터넷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세계 최초로 양자인터넷 구현을 목표로 양자연결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 양자기업과 대학들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IBM, 구글, 캐나다의 자나두는 단일 칩에서 모듈 연결 방식으로 큐비트를 확장하겠다고 선언하고, 양자연결로 전환해 기술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학계에선 미국 칼텍, 시카고대, 델프트공대, 하버드대 등이 양자연결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나, 낮은 양자변환 효율을 극복하지 못해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현재로선 양자연결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연구그룹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고 양자연결 기술에 국가적 투자와 연구에 역량을 결집한다면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리딩하는 국가로 올라설 여지가 크다. 이른바 양자연결 기술은 '킬러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 톱 전략 연구단 선정을 위해 '초연결 확장형 슈퍼양자컴퓨팅 전략연구단'을 구성했다. 연구단은 표준연을 주관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과 국내외 대학, 산업체 등 양자분야 최고의 연구그룹이 드림팀을 꾸려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극저온 환경에서 양자신호 변환을 이용한 초전도 큐비트와 통신파장 광자 간 양자 얽힘을 구현하는 양자연결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초전도와 광자 기반의 멀티코어 양자프로세서를 개발해 큐비트 규모확장 한계를 돌파하고, 동종 또는 이종 간 양자컴퓨팅 연결해 기존 기술로 불가능한 난제 해결을 위한 슈퍼양자컴퓨팅을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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