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극좌 0·극우 10이면 난 5.5'…李·文 비판하며 확장성 강조
계엄·탄핵은 "불치병 수준 극한대립 사회 환부 곪아터진 것"
제왕적 대통령제 막고자 상하양원 도입 적극 검토 주장도
"중요한 건 균형 감각입니다. 뒤처진 분들이 성장의 대열에서 탈락하지 않게 하는 정책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갈등은 성장 역량을 좀먹으니까요. 그래서 저의 좌표를 5.5에 두는 겁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 이념과 관련해 '0'을 극좌, '10'을 극우로 둔다면 자신은'5.5'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4일 출간하는 자신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에 담긴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토론 중에 ''0을 극좌, 10을 극우로 둔다면 두 분의 위치는 어디쯤인가'란 사회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탄핵반대 집회 참석자를 극우라고 표현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오 시장은 "탄핵을 29회나 남발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지 거기에 무슨 극우가 있고 극좌가 있나"라며 "대통령은 구속됐고 막상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활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다"라고 했다.
이어 "무리하게 계엄이라는 오판을 했고 그로 인해 일국의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됐다"며 "'그렇다고 지금 너희가 승리의 찬가를 부르는 행태에는 동의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거기에 앉아 있다고 해서 모두가 계엄이 잘한 일이라고 동의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야권을 향해 "사안마다 정치적 표 득실을 따져 한 표라도 많은 집단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나쁜 리더와 정치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문 전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간호사 노고를 언급하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느냐. 의료진이라고 표현되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안다'고 했다"고 언급하며 "간호사를 위하는 척하며 의사를 에둘러 저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상시국인데도 편을 나눈 것"이라며 "대통령이 편을 가르고 한쪽을 배제하면 타협의 공간은 극도로 좁아진다. 이런 갈라치기는 좌파의 태생적 습성"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세상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고 무산 계급이 유산 계급의 경제적 부를 빼앗아야 한다는 게 공산주의 계급 투쟁 이론의 핵심"이라며 "여권 전체를 '내란 공범' '내란 세력'으로 선동·매도하고 '내란의 힘'이라고 조롱하는 의도가 무엇이겠냐"고 반문했다.
책 2부에서는 시정으로 추진한 '5대 동행(도전·성취, 약자, 미래세대, 지방, 국제사회)'을 바탕으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제어하고 정치 선진화를 위해 중선거구제, 상하원 양원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보수일수록 약자를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해결의 방법으로 제시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본소득을 비판했다. 반면 대안으로 서울시의 디딤돌 소득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선 "사람이 먼저라느니 온갖 번드르르한 말은 다 해놓고 불평등만 더 고착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
'이재명식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월 8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삼는다"며 "월 8만원은 사실상 용돈일 뿐이다. 복지의 사각지대야 없겠지만 빈곤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디딤돌소득은 다르다"며 "2024년을 기준으로 1인 가구 기준 월간 최대 디딤돌소득 지원 금액은 94만 7000원이다. 부족하나마 어려운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액수"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지급 대상을 좁히되 빈곤할수록 더 큰 금액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안보 상황이 악화에 따라 핵 능력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오 시장은 "한국은 강화된 우라늄 농축 권한을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면서도 "안보 상황이 악화하면 강화된 핵 잠재력을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핵 억지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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