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서 부품 찍어 쓴다"…3D프린터 단 첨단 선박 '신기하네'

도다솔 2025. 3. 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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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서 선박 부품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항구로 돌아가거나 부품이 도착할 때까지 며칠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바다 위에서 필요한 부품을 바로 '찍어' 쓸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과 HMM이 세계 최초로 선박에 금속 3D프린터를 탑재해 직접 부품을 만들어내는 실증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고장난 부품이 발생해도 항구로 돌아갈 필요 없이 바다 위에서 바로 만들어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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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따라잡기]
바다 위 긴급 수리 가능한 금속 부품 ‘뚝딱’
선박 유지보수 시간·비용 획기적 감소 기대
그래픽=비즈워치

바다 한가운데서 선박 부품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는 항구로 돌아가거나 부품이 도착할 때까지 며칠씩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바다 위에서 필요한 부품을 바로 '찍어' 쓸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과 HMM이 세계 최초로 선박에 금속 3D프린터를 탑재해 직접 부품을 만들어내는 실증에 성공했습니다. 선박 자체가 하나의 '부품 공장'이 되는 셈인데요.

'바다 위' 긴급 수리…선상서 350종 부품 제작

이번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선박 운항의 고질적 문제를 정면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박은 한 번 출항하면 수천 km를 운항하는 장거리 이동 수단입니다. 운항 중 고장이 나면 대응이 쉽지 않습니다.

예비 부품을 싣고 나가긴 하지만 종류가 제한적이고 공간도 한정돼 있어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는 어렵죠. 부품 하나가 없어 수일, 길게는 수주 동안 항해를 멈추는 사례도 종종 발생합니다. 여기에 부품 주문과 해외 운송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시간은 선사 입장에서도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할 기술로 '선박용 금속 3D프린터'가 떠오른 건데요. 이제 고장난 부품이 발생해도 항구로 돌아갈 필요 없이 바다 위에서 바로 만들어 쓸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실제 선박에 설치된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사진=HD현대

HD현대중공업과 HMM이 실증한 시스템은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숍'으로 불립니다. 이번 실증은 9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린호'에 탑재해 실제 운항 환경에서 진행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부품을 찍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속분말을 녹여 스테인리스 소재의 볼트, 너트, 플렌지 등 약 350종의 중소형 부품을 선상에서 바로 제작합니다. 기존 선박용 3D프린터가 플라스틱 소재에 한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진 셈입니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선박 안에서 정교한 3D프린팅을 구현하기 위해선 기술적 난도가 상당한데요.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에서 선박의 운동과 진동을 제어하는 기술도 함께 검증했습니다. 덕분에 3D프린터가 선상에서도 흔들림 없이 금속 부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는데요. 미국선급(ABS)로부터 '신기술 적합성 인증(NTQ)' 2단계를 세계 최초로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MRO 판도 바뀐다

3D프린팅 디지털 워크샵이 적용된 컨테이너선 조감도./자료=HD현대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선박 유지·보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시로 발생하는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실증을 시작으로 부품 디지털 라이브러리 구축과 항구·선박 간 네트워크까지 연결하는 미래형 공급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부품을 선박에서 요청하면 인근 항구에서 바로 프린팅해 공급하는 체계도 가능한 구조죠.

HMM 역시 기술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향후 조선·해운업 전반에 3D프린팅 기술이 확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다 위에서 찍어 쓰는 부품, 과연 해운·조선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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