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크게 하고 싶었지만..." 50억 FA 이적생, 친정팀 예우 잊지 않았다

수원=심혜진 기자 2025. 3.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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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심우준./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경기를 뒤집는 짜릿한 결승타를 때려낸 주인공이 크게 포효하지 않았다. 어떤 이유였을까. 그 주인공은 FA 이적생 심우준이다.

심우준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개막전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하며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2014년 2차 특별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심우준은 9시즌을 뛰며 팀의 창단 이후 역사를 함께 했다. 특히 2021년엔 팀의 통산 첫 우승도 함께 누렸다.

2024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FA가 찾아왔다. 심우준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한화와 4년 최대 50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이적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개막전부터 친정팀을 만났다. 심우준 시리즈가 됐다.

2025년 3월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한화 심우준이 7회초 2사 2루서 1타점 역전 2루타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심우준은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나가면 스트레스 받을 것"이라고 경계했는데 바로 실행에 옮겼다.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김태연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터지며 팀의 첫 득점까지 올렸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난 심우준은 2-2로 맞선 7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김민수를 만난 심우준은 우중간으로 1타점 역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렇게 심우준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은 “(김)민수 형의 커터, 슬라이더가 좋아서 우측 방향으로 친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2스트라이크 이후 실투가 들어온 느낌이었다. 높게 유도한 거 같은데 내가 그걸 놓치지 않고 쳤다. 미리 대기 타석부터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 측 KT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친정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KT 팬들은 환호로 심우준을 반겼다.

심우준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KT 팬들이 환호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기분 좋았고, 감사했다"라며 "인사할 때 피치클락 걱정을 했는데 (장)성우 형이 먼저 심판님에게 이야기를 한 거 같았다. 심판님이 앞에 나와 계시더라. 성우 형한테도 고맙다. 괜히 안방마님이 아니다"고 미소지었다.

심우준은 누상에서도 KT 팬들을 예우했다. 역전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세리머니를 조금 더 크게 하고 싶었는데..."라면서 "아무래도 친정 상대라 그렇게 하지 못했다. KT 팬들을 위해서 자제했다"라고 밝혔다.

개막전부터 KT를 만난 것이 더 좋았다고 했다. 심우준은 "오히려 좋았다. 차라리 빨리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무래도 10년, 11년 동안 이 구장을 썼기 때문에 더 편한 느낌이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새로운 응원가를 들은 소감에 대해선 "잘 만들어주신 거 같다. 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잘 만들어주셨다. 또 한화 팬들 목소리가 워낙 크시다보니 더 힘이 났다"고 팬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2025년 3월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한화 유격수 심우준이 4회말 1사 후 KT 배정대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5년 3월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한화 심우준이 3회초 2사 후 타석에 들어서며 KT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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