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 크게 하고 싶었지만..." 50억 FA 이적생, 친정팀 예우 잊지 않았다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경기를 뒤집는 짜릿한 결승타를 때려낸 주인공이 크게 포효하지 않았다. 어떤 이유였을까. 그 주인공은 FA 이적생 심우준이다.
심우준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개막전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하며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2014년 2차 특별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심우준은 9시즌을 뛰며 팀의 창단 이후 역사를 함께 했다. 특히 2021년엔 팀의 통산 첫 우승도 함께 누렸다.
2024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FA가 찾아왔다. 심우준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한화와 4년 최대 50억원 계약을 체결하며 이적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개막전부터 친정팀을 만났다. 심우준 시리즈가 됐다.
심우준은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경기 전 이강철 감독이 "나가면 스트레스 받을 것"이라고 경계했는데 바로 실행에 옮겼다. 볼넷을 골라낸 뒤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김태연의 빗맞은 행운의 안타가 터지며 팀의 첫 득점까지 올렸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난 심우준은 2-2로 맞선 7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김민수를 만난 심우준은 우중간으로 1타점 역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렇게 심우준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심우준은 “(김)민수 형의 커터, 슬라이더가 좋아서 우측 방향으로 친다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2스트라이크 이후 실투가 들어온 느낌이었다. 높게 유도한 거 같은데 내가 그걸 놓치지 않고 쳤다. 미리 대기 타석부터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 측 KT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친정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KT 팬들은 환호로 심우준을 반겼다.
심우준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KT 팬들이 환호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기분 좋았고, 감사했다"라며 "인사할 때 피치클락 걱정을 했는데 (장)성우 형이 먼저 심판님에게 이야기를 한 거 같았다. 심판님이 앞에 나와 계시더라. 성우 형한테도 고맙다. 괜히 안방마님이 아니다"고 미소지었다.
심우준은 누상에서도 KT 팬들을 예우했다. 역전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크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세리머니를 조금 더 크게 하고 싶었는데..."라면서 "아무래도 친정 상대라 그렇게 하지 못했다. KT 팬들을 위해서 자제했다"라고 밝혔다.
개막전부터 KT를 만난 것이 더 좋았다고 했다. 심우준은 "오히려 좋았다. 차라리 빨리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무래도 10년, 11년 동안 이 구장을 썼기 때문에 더 편한 느낌이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새로운 응원가를 들은 소감에 대해선 "잘 만들어주신 거 같다. 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게 잘 만들어주셨다. 또 한화 팬들 목소리가 워낙 크시다보니 더 힘이 났다"고 팬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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