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보호'가 '언더스탠딩 풋볼' 보다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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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스탠딩 풋볼' 보다 앞서야 할 것은 '선수 보호'다.
그런 의미에서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4라운드 순연 경기는 최악의 경기였다.
한 K리그1 감독은 "가뜩이나 추운 날씨 속 경기가 펼쳐지는데, 경기 양상마저 거칠다보니, 선수들은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심판이 이 흐름을 끊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방관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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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4라운드 순연 경기는 최악의 경기였다. 이 경기는 광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일정으로 연기됐다. 대혈투였다. ACLE 16강 진출의 기세를 이어가려는 광주와 첫 승에 도전하는 포항의 기세가 충돌했다. 명승부 속 후반 추가시간 10분 터진 강현제의 극장골을 앞세운 포항의 3대2 승리로 끝이 났다.
뜨거운 열기 만큼이나, 초반부터 곳곳에서 강한 충돌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관장한 박병진 주심의 휘슬은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안이한 경기운영으로 경기는 더욱 거칠어졌다. 결국 사고가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 광주의 수비수 조성권이 포항의 어정원과 경합 과정에서 머리로 떨어지며 기절했다. 심폐소생술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재빠른 대처로 다행히 조성권은 경기장 밖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아찔한 장면이었다.
결국 이정효 광주 감독이 폭발했다. "파울 상황에서 안부니까 경기가 거칠어져서 결국 사고가 나잖아", "사고 나니까 그제야 경고를 주네, 경기 다 끝났는데!" 등의 말이 중계 마이크를 타고 전해졌다. 이 감독이 계속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박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항상 핸디캡을 안고 싸운다. 안타깝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K리그 관계자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최대한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올 시즌 K리그1의 판정 트렌드였다. 실제 플레이 시간을 늘리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심판 마다 판정 기준은 조금씩 달랐지만, 흐름을 최대한 끊지 않겠다는 기준만큼은 일괄적으로 공유된 모습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기준으로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이었다.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이 한 경기에도 몇차례씩 나오는데, 심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한 K리그1 감독은 "가뜩이나 추운 날씨 속 경기가 펼쳐지는데, 경기 양상마저 거칠다보니, 선수들은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심판이 이 흐름을 끊어줘야 하는데 오히려 방관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다른 감독 역시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은 좋은데, 거친 상황에서는 적절히 제지해야 했다"고 했다. 조성권의 사고 역시 이같은 흐름 속에서 터졌다.
심판들은 '언더스탠딩 풋볼'을 이야기한다. K리그 뿐만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강조하는 이야기다. '언더스탠딩 풋볼'은 전체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현장에서 내린 판정을 존중하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선수 보호'다. 아무리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운영하더라도, 선수가 다치면 아무 소용없다. 선수 보호는 심판의 가장 큰 '의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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