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당·투자 안 하고 곳간에…기업 사내유보금 2801조 '사상 최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중 배당 등에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사내유보금이 국내 기업 전체적으로 2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매출 상위 0.1%인 기업이 보유한 사내유보금 규모가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했다.
최근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만큼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처럼 현금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돈을 풀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기업 업무추진비 비용인정 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것이 그 대안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업무추진비 사용처가 주로 골목상권 등 내수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반 법인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사상 최대인 2801조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액이 5000억원을 넘는 매출액 상위 0.1%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보유한 사내보유금은 1525조원으로 전체 사내유보금의 54.5%를 차지했다.
업태 별로는 제조업 법인이 보유한 사내유보금이 1470조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2.5%)이었다.
최근 5년 간 국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2019년 2041조원 △2020년 2141조원 △2021년 2254조원 △2022년 2541조원 △2023년 2801조원으로 나타났다.
사내유보금은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더한 금액으로, 기업의 설립 이후 축적된 자본과 이익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는 사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비용, 세금, 배당 등을 제외한 순이익의 누적액(이익잉여금)과 주식 발행 초과금 등 자본거래에서 발생한 차익(자본잉여금)을 포함한다.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불경기에 대비하거나 연구개발(R&D) 투자, 설비 확충, 부채 상환 등의 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
사내유보금의 상당 부분은 이미 설비 투자나 재고 자산 등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재무 전략상 필요하기 때문에 유보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들이 사내에 자금을 쌓아두고만 있을 뿐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 임금인상 등으로 활용해 가계소득 증대를 촉진하고 내수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임 의원은 기업 업무추진비에 대한 손금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업이 업무수행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 중 일정 부분을 법인세 계산시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접대비, 홍보비, 협찬비 등이 주로 업무추진비 영역에 포함된다.
임 의원은 "기업의 업무추진비는 주요 지출처가 소비성 업종이기 때문에 경기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해당 자금이 시장에 풀리면 고사 직전인 골목 상권의 숨통을 틔우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인 기력회복제가 될 것이고, 단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한도가 상향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임 의원은 매출 규모(수입 금액) 100억원 이하인 기업의 경우 기업업무 추진비의 한도를 현행 매출액의 '0.3%'까지만 손금으로 인정할 수 있었던 기준을 '0.35%'로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매출 규모 100억원 초과 500억원 이하인 기업은 현행 0.2%(100억원 초과분)을 0.25%로, 500억원 초과는 현행 0.03%(500억원 초과분)에서 0.06%로 높이는 내용도 담긴다.
임 의원은 "내수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는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곳간을 열어 민생 지출을 늘리고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돈을 풀어야 한다"며 "어려운 골목상권이 보릿고개를 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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