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기회, 이 또한 지나가야" 김민재→이강인 '아웃', 홍명보호 11회 월드컵 진출 목전서 최대 위기…요르단전, 새 얼굴 투입 '적기'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수비라인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왼쪽 아킬레스건염으로 일찌감치 소집이 불발됐다. '공격의 핵'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잃었다. 이강인은 22일 백승호(버밍엄시티) 정승현(알와슬)과 소집 해제됐다.
대한민국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오만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7차전에서 1대1로 비겼다. 홍명보호는 4승3무, 승점 15점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살얼음판이다. 요르단이 7차전에서 팔레스타인를 3대1로 완파하며 승점 12점을 기록, 이라크를 밀어내고 2위(3승3무1패)로 올라섰다.
이라크는 쿠웨이트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라크는 요르단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이라크 +2·요르단 +6)에서 뒤졌다.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북중미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홍명보호는 줄곧 순항했다. 여전히 무패행진 중이다. 하지만 북중미행 9부 능선을 목전에 두고 멈춰섰다. 이강인은 오만전에서 쓰러졌다. 그는 소속팀의 일정으로 18일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후반 투입을 염두에 뒀다. 하지만 백승호가 전반 35분 다쳤다. 이강인이 전반 38분 서둘러 그라운드를 밟으며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강인은 역시 달랐다. 그는 투입된 지 3분 만에 황희찬(울버햄튼)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러나 아픔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강인은 후반 35분 왼발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어수선한 틈을 타 오만의 공격이 계속됐고, 알리 알부사이디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강인은 의료진에 업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반전은 없었다. 더 이상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목발에 의지한 채 부축을 받으며 숙소로 이동했다. 심각한 부상일 것으로 우려됐다. 21일 정밀 검사 결과가 나왔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르단전 출전은 불가능했다. 백승호는 왼쪽 햄스트링, 정승현은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이다.
대한민국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8차전을 치른다. 무조건 이겨야 조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오만전 후 '짧은 휴가'를 받은 태극전사들은 이날 재소집됐다.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약 1시간동안 회복 훈련을 가졌다. 홍 감독은 이날 회복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만 전에서 백승호와 이강인의 부상이 있었고, 정승현은 그 전에 좀 다쳐서 경기에 아웃이 돼 있었다. 그 경기 끝나고 이강인은 굉장히 심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제 검사 결과 생각보다는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 일단은 소집해서 여기 나오기 전에 같이 얼굴 보고 얘기했다. 본인이 가진 지금 대표팀에 임하는 자세, 태도,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충분히 확인했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그 선수 역시 우리 팀에도 중요하지만, 소속팀에도 굉장히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백승호 정승현까지 합쳐 소집 해제를 결정했다. 이제 세 선수들 없이 요르단 경기를 준비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세 선수를 대체할 선수를 따로 뽑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이들은 곧바로 소속팀으로 복귀하지는 않는다. 대표팀 관계자는 "세 선수 모두 길어야 2주 정도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에서 치료하는 게 좀 더 나은 부분이 있어서 각자 그렇게 하고 소속팀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중원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돌아온다. 홍 감독은 오만전에서 황인범을 아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황인범의 종아리 근육 상태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 또 합류 직전 트벤테전에서 추가로 발등 타박상도 입었다. 그러나 100%의 컨디션은 여전히 아니다.
홍 감독은 "황인범이 돌아왔다. 다만 황인범도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원하는 출전 시간대가 좀 있었다. 오만전도 마찬가지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계속 소통을 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4개월 만에 모여서 훈련하다보니 경기력이 썩 좋지 않다. 남은 기간 선수들의 컨디션을 좋은 상태로 만들겠다. 또 오만전에서 좋았던 장면, 좋지 않았던 장면들을 공유해 가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오만은 그동안 포백이었다가 파이브백으로 경기했다. 요르단도 그러한 형태이다. 조직적으로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르단에는 경계 대상 1호인 무사 알타마리(스타드 렌) 등 위협적인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해 10월 요르단과의 3차예선 3차전 원정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는데 당시 알타마리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홍 감독은 "아주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선수들의 개인 능력도 있지만 조직적으로 수비해야 한다. 오만전에선 실점을 했지만 큰 문제를 찾지는 못했다. 좀 더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 이전과 같은 빌드업 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경기에서는 앞선에서의 움직임도 좋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해소돼야만 뒤에 있는 선수들도 공을 앞으로 보낼 수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잘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홍 감독은 새 얼굴 투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쉬운 게 오만 경기 때 새로운 선수를 출전시키는 플랜이 있었는데 백승호의 갑작스러운과 이강인의 빠른 시간 투입으로 조금 어긋났다"며 "꾸준히 계속 보고 있다. 다만 새로운 어린 선수들은 유럽에서 한국으로 오면서 조금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리프레시한 선수는 언제든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3월 A매치 2연전에서 전승을 할 경우 조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아쉬움이 있다. 2승해서 빨리 결정했으며 성장하는 데 있어서 조금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면서도 "지금 맞대결이 두 번 있으니까 그 팀들에는 절대 승점을 주지 말아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너무 쫓긴다고 다급해하고 그러지는 않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요르단전을 잘 마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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