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told] '오만 쇼크' 홍명보호 발목 잡는 '잔디 공포증'...설영우도 "부상당할까봐 겁났다" 고백
[포포투=김아인(용인)]
한국 축구는 잔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설영우도 잔디 상태가 걱정됐다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요르단과 격돌한다. 한국은 4승 3무(승점 15)로 1위, 요르단은 3승 3무 1패(승점 12)로 2위에 위치해 있다.
중요한 길목에서 분위기가 꺾인 한국이다. B조 1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 이번 3월 월드컵 예선 2연전에서 모두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FIFA 랭킹 80위 오만 상대로 밀집수비에 고전했다. 황희찬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로 끝났고,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치면서 계획이 꼬였다. 여기에 훈련 중 다친 정승현과 경기 중 부상당한 백승호, 이강인이 소집 해제를 결정하면서 전력 이탈도 생겼다.
하필 다음 상대가 가장 까다로운 요르단이다. FIFA 랭킹 64위지만 한국은 요르단에 지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안 좋은 기억이 생겼다. 3차전에서 요르단 원정을 떠나 2-0 승리로 설욕을 마쳤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울렸던 '에이스' 무사 알 타마리, 야잔 알 나이마트 등이 제 컨디션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여기에 FC서울의 철벽으로 거듭난 야잔 알 아랍도 뚫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잔디 상태가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국내 대부분 경기장 잔디가 심각하다. 이미 K리그에서 크게 논란이 됐고 3월 A매치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연전을 치르게 됐다. 당초 최상의 잔디 상태라고 알려졌지만 오만전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선수단 경기력과 부상에 영향을 줬다. 경기 후 오만 감독은 물론 손흥민, 백승호, 주민규 등 선수들이 입을 모아 잔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잔디는 그동안 국내 축구계 고질적인 문제였다. 예전부터 많은 선수들이 잔디 상태를 지적했고 지난해 9월에도 주장 손흥민이 작심 발언을 했다. 한국은 최근 들어 홈 경기가 원정 경기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 최상의 잔디였던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가진 이라크와의 4차전을 제외하면 팔레스타인과 1차전에서도 0-0 무승부였다. 지난해 3월 FIFA 랭킹 94위 태국과의 2차 예선은 서울 홈에서 1-1 비긴 반면 원정에서 3-0 승리하며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잔디는 경기력은 물론 선수들의 부상 위험까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잔디 길이나 세기, 밀도에 따라 공의 속도, 튀는 방향, 패스 정확도 등 경기력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친다. 잔디가 잘 관리되고 균일하면 선수들이 달리거나 방향을 바꿀 때 자연스럽게 뛸 수 있다. 반면 좋지 못한 잔디에서 뛰면 선수들의 발목이 꺾이거나 근육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아진다. 발에 닿는 감각을 예민하게 사용하는 선수들은 몸의 컨디션과 외부 환경에 따라 경기력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표팀 핵심 풀백 설영우도 오만전 당시 잔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설영우는 “(잔디 때문에)많이 힘들었다. 나도 K리그를 떠난 지 얼마 안 된 선수이긴 하지만, 유럽에서 뛰다 오니까 잔디가 (뛰기에)많이 힘들었다. 부상 당할까봐 겁이 났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잔디가 경기력에 원인을 끼쳤다는 점도 설명했다. 설영우는 “아무래도 공을 받을 때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으면 불규칙 바운드가 많이 일어난다. 선수로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만전 이후 하루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22일과 2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요르단전을 대비한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은 국내 경기장 중 최상의 잔디 컨디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에도 이라크와의 4차전이 미르스타디움에서 대신 열렸고 3-2로 승리하면서 선수들 모두 만족감을 표했던 바 있다. 대표팀은 24일경기가 열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최종 훈련을 가진 뒤 25일 요르단과 격돌한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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