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앞둔 '배구여제' 김연경, 성대한 대관식 치를까[스한 위클리]

심규현 기자 2025. 3. 23.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V-리그가 오는 25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모두의 관심은 은퇴를 앞둔 '배구여제' 김연경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여부에 쏠린다. 과연 그녀는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을까.  

김연경. ⓒKOVO

▶시작부터 독주… 흥국생명,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우승

흥국생명은 최근 몇 년간 김연경이라는 정상급 선수를 보유했음에도 김연경을 받쳐 줄 선수가 부족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고배를 마셨다. 특히 V-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외국인 선수에서 재미를 못 본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가 훌륭히 김연경을 보좌했다. 개막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아시아 쿼터 아닐리스 피치도 빼어난 블로킹과 속공을 선보였다. 신예 정윤주도 힘을 보탰다. 화룡점정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세터 이고은이었다. 그녀는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했고 흥국생명은 약점이 없는 팀으로 거듭났다.

흥국생명은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개막부터 신바람을 냈다. 개막 첫 14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이는 팀 최다 연승 신기록이었다. 

ⓒKOVO

물론 위기도 있었다. 투트쿠가 왼쪽 무릎 힘줄 파열로 약 50일간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 그러나 대체 외국인 선수 마테이코를 빠르게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했고, 투트쿠가 복귀한 뒤 흥국생명은 다시 독주를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2022~2023시즌 이후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정관장-현대건설의 연이은 부상 악재… 높아진 우승 가능성

흥국생명과 함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정관장과 현대건설이다. 하지만 현재 두 팀의 상황은 암울하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정관장은 주포 반야 부키리치와 미들블로커 박은진이 이탈했다. 올 시즌 메가왓티 퍼티위와 함께 정관장의 쌍포 역할을 수행한 부키리치는 30경기에 나와 638득점 공격성공률 40.93%로 펄펄 날았다. 특히 올 시즌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변경했음에도 안정적인 리시브까지 뽐냈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달 22일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발목 인대 파열을 당해 최소 4주 결장이 확정됐다.

미들블로커 박은진 역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다. 민첩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플레이는 여전히 국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정관장에서 그녀는 정호영과 함께 '통곡의 벽'을 세웠으나 부키리치와 마찬가지로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나마 부키리치보다는 부상의 정도가 가벼워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위파위. ⓒKOVO

현대건설은 '살림꾼' 위파위 시통이 빠졌다. 위파위는 올해 26경기에 나와 264득점, 공격 성공률 37.12%를 기록했다. 득점 수치는 두드러지지 않으나 그녀의 진가는 수비에서 나온다.

위파위는 올해 리시브 효율 37.3%, 세트당 디그 3.857 등 대부분의 비득점 부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살림꾼인 셈. 그러나 그녀는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어우흥?'… 대기록 희생양이었던 김연경과 흥국생명, 방심은 금물

이처럼 경쟁자들이 완전한 전력을 꾸릴 수 없게 되자 '어짜피 우승은 흥국생명'(어우흥)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흥국생명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뜻.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과거 한 차례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적 있는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더욱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 승점 82(27승9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위 현대건설과의 승점차는 12, 3위 한국도로공사와는 무려 22였다.

모두가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예상했지만 흥국생명은 V-리그 최초의 희생양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올라온 한국도로공사에 충격의 리버스 스윕(2연승 후 3연패)을 당하며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김연경은 아쉬움에 예고했던 은퇴를 번복하고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KOVO

2022~2023시즌에 이어 2023~2024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에는 실패했던 김연경. 이제 진짜 작별을 앞둔 그녀의 마지막 춤사위가 막을 올린다. '배구여제'라는 별명처럼 화려한 대관식과 함께 코트를 떠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