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의 문화적 감성 그대로… ‘그리움’을 맛에 담는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5. 3. 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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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한바의 최창오 셰프를 만났다.

그는 잠깐 돕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요리에 재미를 느껴 3년 정도 일했고 단골 손님의 권유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셰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본 핫토리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롯폰기 하얏트 일식당에서 근무하다 한국에 돌아온 최 셰프는 한식요리 연구가 밑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자연스레 한식에 큰 관심이 생겼다.

최 셰프가 운영하는 뜻한바는 한식과 일식의 조리법을 접목한 계절코스 요리집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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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한바’ 최창오 셰프
체육교사 꿈꾸다 제대 후 요리 인연
한식·일식 접목한 계절코스 요리집
두 달마다 메뉴 변경… 면·국물 집중
장단콩 사용 노각 콩국수 시그니처
수제 소면과 노각의 식감 환상 궁합
된장 육수가 일품인 서천 꽃게탕도
뜻한바의 최창오 셰프를 만났다. 체육교사를 꿈꾸던 그는 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했지만 크게 소질도 없고 흥미도 느끼지 못해 중도에 포기했다
최창오 셰프
군 복무 뒤 진로를 고민하다 서울 성북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던 외삼촌의 권유로 주방에서 일손을 도우면서 요리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잠깐 돕는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요리에 재미를 느껴 3년 정도 일했고 단골 손님의 권유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본격적인 셰프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본 핫토리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롯폰기 하얏트 일식당에서 근무하다 한국에 돌아온 최 셰프는 한식요리 연구가 밑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자연스레 한식에 큰 관심이 생겼다. 이때 한국의 여백과 선이 요리에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를 요리와 공간에 접목시키게 됐다.

또 회원제 레스토랑 클럽모우 청담라운지에서 총괄 셰프로 일하면서 일식과 한식을 접목하는 장르에 관심을 더 갖게 됐고 그때 요리들이 지금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최 셰프가 운영하는 뜻한바는 한식과 일식의 조리법을 접목한 계절코스 요리집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다. 메뉴는 두 달에 한 번 바뀌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면과 국물에 많은 신경을 쓴다. 코스요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은 것이 면과 국물이기 때문이다. 최 셰프는 서양 면 요리 중 유명한 게 파스타라면 우리나라는 비빔면이라 생각한다.
노각 콩국수
뜻한바의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노각 콩국수로 7~8월에 제공된다. 콩국수는 콩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주 장단콩을 사용하며 불리는 과정부터 수돗물은 전혀 쓰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면 콩 특유의 비린 맛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미세한 맛의 균형을 잡게 위해 간장을 사용하는 것도 최 셰프만의 노하우다. 노각은 껍질이 거칠고 무늬가 굵으며 단단한 것이 좋다. 이런 노각을 잘 골라서 노각나물을 만든다.
일본 장인이 만든 수제 소면 위에 노각나물을 넣어 식감을 살리고 전날 갈아 숙성한 콩국물을 담아서 마무리한다. 콩국수의 고소한 맛과 풍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마카다미아를 갈아 올린다.
서천 꽃게탕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서천 꽃게탕으로 9~10월에 만날 수 있다. 최 셰프는 서천에서 잡은 숫꽃게를 사용해 국밥 형식으로 국물요리를 만든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요리다.

좋은 코스 요리를 먹더라도 밥과 국이 빠진 식사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어서 코스에 국밥 스타일의 식사를 넣었다. 꽃게 육수를 넣고 지은 밥을 오븐에 구워 누룽지 식감을 낸다. 또 청양고추와 꽃게를 듬뿍 넣고 된장으로 깊게 우려낸 육수에 미나리와 꽃게살을 올려내기 때문에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최 셰프는 노포의 문화적 감성을 좋아해 노포의 감성을 가져오면서도 위생적이고 깔끔한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다. 또 ‘그리움’이 바로 한식을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을 풀어낸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신 집밥 같은 음식을 선보이고 싶은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사라져가는 지역 음식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 셰프는 공부하면서 배운 요리 과학, 기술, 지식들을 활용해 좀 더 체계적이면서 담음새도 발전시킨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음식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내가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고된 일이다. 하지만 음식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발전하는 것이 셰프라는 직업의 특징이고, 불특정 다수에게 좋은 시간을 제공하고 함께한다는 점에서 셰프라는 직업은 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뜻한바를 방문하면 이런 최 셰프만의 철학이 담긴 한식을 즐길 수 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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