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장원영도 푹 빠졌다…2030 女 열광한 '핫템' 정체
“친한 언니가 들고 있길래 따라 샀는데 갑자기 붐이 일어서 깜짝 놀랐어요!”
인기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자신의 가방을 두고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 이야기다. 제니는 평소 즐겨 드는 것으로 유명한 큰 가방인 코스의 ‘퀼티드 백’(사진)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이처럼 답했다.
일명 '구름백'이라고 불리는 퀼티드 백은 가볍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 제품으로 알음알음 인기를 얻다가 제니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착용 사진을 올리면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갔다. 공항 출국장, 비행기, 해외 등 제니의 일상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진이 노출되면서 ‘제니 가방’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결국 품귀 현상까지 빚어진 이 가방은 웃돈받고 사고파는 ‘희귀템’이 됐다.
이 제니 가방처럼 요즘 패션업계에선 일명 '보부상 백'이라 불리는 큰 사이즈 가방이 뜨고 있다. 보부상 백은 큰 가방에 이것저것 물건을 많이 담아 다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부상'이라고 지칭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미우미우·루이비통이 제시한 올해 유행 가방은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우미우·질샌더·루이비통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내놓은 넉넉한 크기의 보부상 가방이 인플루언서나 셀럽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대중적인 브랜드에서도 잇따라 유사한 크기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빅백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션계에선 스마트폰과 립스틱 정도만 넣을 수 있는 ‘마이크로 미니’ 사이즈 가방이 대부분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1~2년새 명품 브랜드 런웨이에선 빅 사이즈 가방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상 명품 회사들은 컬렉션 런웨이에서 다음 시즌에 유행할 의상을 미리 선보인다. 명품 브랜드들이 유행할 품목을 한 발 앞서 제시하면 한두 시즌이 지난 후 대중 브랜드를 통해 번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미우미우의 봄·여름(S/S) 시즌 런웨이에선 너무 짐을 많이 넣어 지퍼를 닫지 못하는 ‘오버스터프 백’(Overstuffed bag) 스타일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인기 스타 아이브 장원영도 자신의 SNS에 오버 사이즈 백을 연출한 사진을 올려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패션 인플루언서 영상 100건 봤더니
큰 사이즈 가방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이랜드월드 여성 SPA 브랜드 미쏘는 올해 초 다양한 빅 사이즈 가방을 출시하면서 1~2월 잡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했다. 미쏘는 빅백 중심으로 잡화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연 매출 500억원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쏘 측은 가방 제품 기획 과정에서 담당 상품기획자가 고객 조사에 들어가면서 올해 빅백 유행이 일 것이라는 점을 미리 예측한 덕분에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브랜드 상품 기획자는 지난 1월 유튜브에서 여성 인플루언서 진행하는 ‘왓츠인 마이백’ 콘텐츠를 다수 분석했다. 자신의 가방 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을 소개해주는 코너인데, 100여건 이상 영상을 분석한 결과 수납력 좋은 빅 사이즈 가방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 게 감지됐다는 것이다.
이랜드 미쏘 관계자는 “100여건 넘게 영상과 콘텐츠에 달린 댓글들을 전수 조사해보니 여성들이 미니 사이즈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다 챙기지 못한 노트북과 에어팟, 지갑은 물론 파우치나 여성용품 등 필수 소지품이 많았다”며 "빅 사이즈 가방을 출시하게 된 이유"라고 소개했다.
가방이 커져 여러 장식이 가능해진 만큼 외관 디테일도 다양해졌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전개하는 구호와 토리버치는 벨트 장식이 돋보이는 다양한 가방을 출시해 세련된 출근룩을 완성했다. 글로벌 핸드백 브랜드 사만사타바사에서는 2025년 S/S 컬렉션으로 선보인 ‘아르케’ 라인이 벨트 장식 포인트와 타임리스(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양한 사이즈로 제품을 내놨는데 특히 큰 사이즈 보부상 백 라인이 잘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선공개 일주일 만에 판매 5위권 내에 진입할 정도로 빠르게 수요가 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 사이즈 가방을 들다 보니 오히려 빅백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이라며 “최근 고객들 사이에선 ’디자인에 홀려 작은 가방을 구매했는데 애매한 수납력 때문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감지된다.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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