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재무 단단하게 만든 자산재평가…'내용 보니'

김윤화 2025. 3.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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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홀딩스 부채비율 97.4%P 하락
14년만에 시행한 자산재평가 영향
신용등급 상향시 자금조달능력 개선

JW중외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지난 1년 사이 대폭 개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자산 재평가를 통해 그룹이 보유한 토지, 건물 등의 유형자산 가치가 이전보다 상승한데다 차입금 부담 감소, 실적 반등 등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JW중외그룹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JW중외그룹의 신용등급은 동아쏘시오그룹, 보령 등 다른 제약 경쟁사와 비교해 낮은 편에 속한다. 이로 인해 자금조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등의 부담을 지고 있다.

다만 본업인 제약 사업의 경쟁력 강화없이 자산 재평가 같은 사업 외적인 요소의 개선만으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이뤄지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가치 다시 매겨보니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JW중외그룹의 지주사 JW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39.8%로 전년 대비 97.4%포인트(P) 떨어졌다. 이 기간 자산이 6.3%(743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가 11.8%(982억원) 줄어들면서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조달한 자본에서 부채(타인자본)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낮다는 것은 부채상환부담이 적고 재무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지주사와 함께 주력 자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JW중외제약과 JW신약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3.5%, 137.2%로 전년 대비 각각 83.5%P, 134.2%P 내렸다.

지난 1년 사이에 부채비율이 큰 폭 개선된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연말 시행한 자산재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 건물 등의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을 시장 가치에 맞게 재조정하는 회계 절차다. 

JW중외그룹은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주요 계열사의 자산재평가를 진행했다. 주력 계열사인 JW중외제약은 경기 시흥에 위치한 시화공장 등 보유한 토지 4곳의 가치를 재평가했다. 이를 통해 265억원이던 토지 장부가액이 445억원으로 67.7%(179억원) 증가했다. 

JW중외제약을 비롯해 JW신약, JW생명과학 등 계열사 전반에 걸친 자산재평가를 시행한 결과 JW홀딩스의 유형자산 가치는 총 682억원 확대됐다.

차입금 의존도를 낮추고 순이익이 늘어난 것도 건전성 지표 개선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JW홀딩스의 지난해 총차입금의존도(총자산 대비 총차입금 비율)는 37.0%로 전년대비 5.1%P떨어졌다. 매출액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금융수익 등 영업외수익이 늘며 순이익은 1227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3배(295.7%) 증가했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될까

JW중외그룹에게 이번 건전성 지표 개선의 의미가 큰 이유는 신용등급 상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오르면 JW중외그룹은 이전보다 낮은 금리 등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신약개발이나 신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다.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의 장기 신용등급은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 각각 'BBB-', 'BBB'이다. 전체 10개 등급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비슷한 매출 규모의 동아에스티(A+), 보령(A)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낮은 편에 속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JW중외그룹은 그동안 자금조달 과정에서 경쟁사보다 더 높은 이자부담을 짊어져 왔다.

JW홀딩스가 지난해 4월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만기 2년 무보증사모사채의 이자율은 6.0%다. 반면 같은 해 2월에 동아에스티가 총 400억원, 만기 2년 조건으로 발행한 무보증사모사채의 이율은 4.2%였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JW홀딩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건으로 △연결 기준 부채비율 250% 이하 △차입금의존도 50% 이하 유지 두 가지를 제시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JW홀딩스는 이 요건을 넉넉하게 충족한다.

하지만 이번 지표개선이 실제 신용등급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조정할 때 단기적인 자산재평가보다 본업의 경쟁력이 강화되어 주력 사업이 성장하는 등 장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무게를 두는 편이어서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재평가로 재무지표가 개선된 부분이 향후 신용등급 평가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본질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산재평가만으로 등급 상향을 기대하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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