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선고 앞 흔들리는 헌재…87년 이후 최대 위기 극복하려면
정치권·시위대 압박 계속…"헌재가 자초" 비판도
(서울=뉴스1) 이밝음 김기성 김민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헌법재판소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헌재 결정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87년 체제 이후 헌재가 최대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987년 민주화 운동의 결실이다. 당시 9차 개정헌법에 따라 대통령 직선제 등과 함께 중요한 제도 변화 중 하나가 헌재 신설이었다. 1988년 9월 1일 헌법재판소법이 시행되고, 같은 달 15일 재판관 9명이 임명되면서 탄생했다.
이후 37년 동안 헌재는 우리나라 최고법인 헌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헌재는 탄핵심판을 통해 행정부와 사법부 구성원을 파면할 수 있고, 위헌법률심판을 거쳐 법률을 무효화할 수 있다.
헌재는 그동안 2명의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했고,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헌재는 위헌법률심판·탄핵심판·정당해산심판·권한쟁의심판·헌법소원심판 등 5가지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헌재가 내린 결정은 더 이상 다툴 수 없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계기로 헌재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헌재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을 선고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보다 늦게 탄핵소추된 한 총리 사건을 먼저 선고하면서 윤 대통령 선고도 이르면 이번 주 후반에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고가 임박하면서 헌재를 향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한 총리 선고를 윤 대통령보다 먼저 한다는 것을 이유로 "헌재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당연히 기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나섰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도 갈수록 과격해지면서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날계란에 맞았고, 같은 당 이재정 의원은 60대 남성에게 허벅지를 걷어차이기도 했다.
다만 탄핵심판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이어졌던 만큼, 헌재가 일부 논란을 자초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주 2회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속도를 냈다. 여권은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은 졸속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헌재가 변론 종결 후 3주가 넘도록 선고기일을 정하지 못하면서 "이럴 거면 변론 기회라도 충분히 줬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술조서 증거 채택도 논란이 됐다. 형사재판에서는 동의가 있어야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있지만 헌재는 동의가 없어도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변론기일에 출석한 일부 증인이 조서와 다른 증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됐다.
국회 측에서 탄핵소추 사유 중 내란죄 부분을 철회한 것을 놓고도 여전히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대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내란죄 철회를 인정해 소추의 동일성이 상실됐고 소추 사유 철회에 국회 의결도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헌재 신뢰 하락이 심각하다고 우려하면서 개헌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속한 재판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공정한 재판인데 헌재가 신속을 앞세우다가 공정이 깨지는 것을 국민들이 비판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후라도 헌재가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그럴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서 겸허한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사건 수십 건을 검토하면서 정치가 헌재를 이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개헌과 법 개정으로 해소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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