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경제 불확실성 커져”···글로벌 성장률 저하 총력 대비해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1%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최근 3년 동안 2% 이상 성장하던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올해 1%대로 추락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연준은 정책 결정문에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문구도 새로 넣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를 16차례나 언급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격 등으로 미국·한국 등 전 세계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7일 글로벌 무역 장벽 확대와 정책적 불확실성 증대 등을 이유로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3.3%에서 3.1%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공세에 각국은 보호무역주의 고삐를 죄며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철강 산업 보호 정책과 EU 역내 무기 구매 확대 계획을 밝혔다.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경쟁력 저하 우려가 큰 유럽의 철강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철강 수입 물량을 최대 15%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EU는 유럽 재무장 목표를 위한 1500억 유로(약 238조 원) 규모의 무기 구입을 가급적 역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유럽이 ‘바이 유러피언(유럽산 구매)’으로 맞불 공세를 본격화한 것이다.

전 세계로 번지는 자국 우선주의와 무역 장벽 강화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관세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기가 얼어붙고 미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이 고물가와 소비 위축에 시달리면 우리 수출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격화되는 글로벌 관세 전쟁 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무엇보다 기술 혁신으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적극적 투자로 초격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와 세제·예산 등 전방위 총력 지원에 나서야 한다. 또 반도체·자동차 위주의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중국·미국 중심의 수출 시장도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정교한 통상 외교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한덕수 총리의 복귀 등 외교·통상 라인 복원을 서둘러야 할 때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