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내 이름 쓰고 누구냐 물었더니 "아들 살인범"…명예훼손 고소 당해

챗GPT를 고소한 아르베 얄마르 홀멘(왼쪽)과 그가 챗GPT에 물어본 질문·답변(오른쪽) / BBC 캡처

노르웨이의 한 남성이 명예훼손으로 챗GPT를 고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 BBC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아르베 얄마르 홀멘(Arve Hjalmar Holmen)은 지난해 8월 챗GPT에 자신의 이름을 적으며 '이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챗GPT는 "아르베 얄마르 홀멘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노르웨이 개인입니다. 그는 2020년 12월, 노르웨이 트론헤임 근처의 연못에서 발견된 7세와 10세의 두 어린 아들의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두 아들을 살해하고 세 번째 아들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노르웨이 최고형인 징역 21년형을 선고받았다"라고 답변했다.

홀멘은 평범한 시민으로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었다. 문제는 챗GPT의 답변에 적힌 자녀 수와 나이, 성별 등 일부 정보가 실제 홀멘의 상황과 일치해 마치 범죄와 관련된 답변도 홀멘의 정보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홀멘은 "누군가 이 답변을 보고 사실로 믿게 될까 봐 두렵다"고 불쾌해했다.

디지털 권리 단체 노이브(Noyb)는 그를 대신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노이브는 챗GPT가 제공한 답변이 홀멘의 명예를 훼손하며, 개인 정보의 정확성에 관한 유럽의 데이터 보호 규정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챗GPT 창 하단에는 '챗GPT는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확인하십시오'라는 안내가 있는데, 이 문구에 대해 단체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나중에 '제가 말한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측은 이 일에 대해 아직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챗GPT는 홀멘이 검색한 2024년 8월 이후 모델을 변경했으며, 현재는 관련 정보를 검색할 때 최신 뉴스 기사를 참고하고 있다.

YTN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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