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에 오너가 지분 사주고 주주에 3조 유증…한화의 미묘한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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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파장이 큽니다.
발표 이후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가까지 우르르 무너졌는데요.
회사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주 불만이 시장 가격으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총수일가 이익을 위해 자금을 쓰고 주주에 유증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윤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제(20일) 3조 6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기습 발표했습니다.
국내 기업의 유상증자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주가는 바로 고꾸라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종가는 전날보다 13% 떨어졌고, 여타 그룹 계열사들도 동반 하락해 장을 마쳤습니다.
회사 측은 "방산분야에 대한 선제적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선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국내·해외 증권사들은 현금흐름이 상당히 좋고, 신용등급이 낮은 것도 아닌데 굳이 이 시점에 하는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은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화그룹은 오너 3형제의 지분이 높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를 통해 옛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인수했고 이 지분의 일부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매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쓰였고, 부족해진 투자 재원 마련 부담을 주주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상법개정안 도입 직전에 유상증자 발표를 한 것도 이런 점을 감안했다는 지적입니다.
[김용진 /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대주주의 지배권,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인수합병(M&A) 거래가 많습니다. 상법개정안에서 그 어떤 경우가 됐든 전체 주주의 이익과 또는 특정 주주 이익이 아닌 소수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라 하는 기준을 만들어준다고 봐야 합니다.]
앞서 2조 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삼성SDI는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지난해 2조 5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기습적으로 결정했다가 논란이 불거지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SBS Biz 윤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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