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인 줄 알았는데 암 말기?”…젊은층에서 대장암 증가하는 이유 [건강+]
서구화된 식습관 등 젊은 환자↑
변비·치질 등과 증상 비슷하기도
조기검진 필수·생활습관 조절해야
설사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은 B(41)씨는 유당을 소화하는 효소가 부족한 유당불내증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변비와 혈변, 극심한 피로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나 정밀 검사한 결과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암은 이미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대장암은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국내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다. 그간 대장암은 중장년층과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젊은층에서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어 전 성인 연령층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대장암 발생자는 3만3158명으로 전체 암 발생자 중 11.8%를 차지했다.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암종별 발생 1위를 기록했다.
남성은 50세에서 59세까지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여성의 경우 75세 이후 대장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젊은층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15~34세 남성의 대장암 조발생률(인구 10만명당 암 발생률)은 8.1명으로 2위였다. 이후 35~64세로 연령대가 올라가면 76.8명으로 급증해 발생 순위 1위에 올랐다. 여성의 대장암 조발생률은 15~34세 6.1명에서 35~64세 48.4명으로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제로 국내 20~40대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42개국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는 국제 연구 결과도 있다.
대장암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 인자부터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붉은색 고기 등 육류 섭취가 늘며 식습관이 서구화된 영향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난 점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또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장암은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진행될수록 설사나 변비, 배변 후 쾌변감이 없는 잔변감, 선홍색이나 검붉은색의 혈변, 끈적한 점액 변 등이 나타난다.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복부팽만, 복부 불편감, 만성 피로, 체중 감소 등도 동반된다. 다만, 이런 증상은 치질이나 염증성 장 질환과 비슷해 개인적으로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백정흠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소장은 “대장암은 오른쪽과 왼쪽에서 증세가 다른데 오른쪽 대장에서는 주로 빈혈과 불편함이 유발되고, 내강이 좁은 왼쪽 대장에선 변이 잘 안 나와 변비가 발생되기도 한다”며 “변비 혹은 치질과 직장암·대장암 증세가 유사해 종종 오인할 수 있어 이상 징후가 반복되면 전문가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기 대장암은 대부분 내시경을 통한 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림프절 전이 등이 의심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의료기술 발달과 치료법의 고도화로 국내에서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낮다는 점이다. 국내 대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021년 기준 74.6%, 조기에 발견될 경우 90% 이상, 3기 이상의 대장암도 80%를 넘는 생존율을 보인다.
백 소장은 “대장암의 치료법은 주로 수술로, 최소 침습 수술(복강경)이 이뤄지고 전이가 있을 경우 수술 후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진행된다.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됐을 경우에도 절제가 가능하면 완치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수술 숙련도가 외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만큼 삼가는 게 좋다. 이와 함께 일주일에 3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는 등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조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부모가 대장암이었다면 자녀도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3~4배, 형제간에는 7배까지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현재 국내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성인 남녀 45세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권장하고 있으나,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이 있을 경우 30대부터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 암 조기 진단과 밀착 지원이 중요하다. 백 소장은 “인천 지역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해 피할 수 있는 죽음, 이른바 회피 가능 사망률이 매우 높다”면서 “조기 진단부터 치료, 사후 관리에 이르는 ‘지역 완결형 치료’가 잘 구축돼야 암 발생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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