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셔틀외교로 '부분휴전' 말 트는 러·우…전면휴전은 '먼 길'

강민경 기자 2025. 3. 2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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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오는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의 중재로 간접 협상에 나선다.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어떤 시설이 공격 금지 대상이 되는지 구체화해 30일 부분 휴전안의 문안을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정보 제공 중단을 전면 휴전이 아닌 부분 휴전의 조건으로 제시한다면 사실상 전투 중단 의지가 없다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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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사우디서 나란히 미국과 개별 회담…美 "협상장 오가며 양측 입장 조정"
부분휴전 대상 확정하고 해상 확대도 논의…푸틴 '외국 지원 금지' 고집시 타결 암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 장관과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11일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회담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5.03.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오는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의 중재로 간접 협상에 나선다. 양측이 에너지·인프라 시설에 한한 30일간의 전투 중단에 합의한 가운데 미국이 '셔틀 외교'로 휴전 범위를 흑해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사우디 리야드에 대표단을 파견해 각각의 장소에서 미국과 대화를 나눈다. 미국은 두 협상장을 오가며 두 나라의 요구사항을 조정하는 역할이다.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20일 미국 보수논객 글렌 벡과의 인터뷰에서 "리야드의 두 협상장을 오가는 근거리 셔틀 외교가 이뤄진다. 하루 안에 두 나라가 원하는 휴전 조건과 입장을 이해하는 게 목표"라며 이번 회담의 의의를 설명했다.

셔틀 외교(shuttle diplomacy)는 중재자가 갈등 당사자들 사이를 오가며 소통과 협상을 촉진하는 전략으로, 긴장 고조 등으로 당사자 간의 직접적인 대화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때 활용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우크라 "에너지+인프라 휴전" vs 러 "에너지 인프라 휴전"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어떤 시설이 공격 금지 대상이 되는지 구체화해 30일 부분 휴전안의 문안을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분 휴전의 대상을 놓고도 미국은 에너지 및 인프라로, 러시아는 에너지 인프라로 발표한 가운데 어떤 쪽으로 말을 맞출지도 관건이다.

이에 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노르웨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민간 인프라로 간주하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한 건물과 시설 목록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 중단 대상에 에너지가 아닌 민간 인프라까지 포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휴전 범위 확장도 논의된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부분 휴전에 합의하며 '흑해 해상에서의 휴전 및 전면 휴전과 영구적 평화'를 이행하기 위한 기술적인 협상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논의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도 자국팀에 가능한 한 빨리 휴전 범위 확대를 위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으며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도 미국과 해상 휴전 가능성에 대한 기술적 세부 사항을 논의한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통화를 갖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합의한 자료 사진이다. 2025.03.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 대우크라 지원 중단 고집하면 휴전확대 어려워

하지만 휴전 확대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견해차는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완전한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지만 러시아 측은 휴전이 우크라이나의 재무장 시간만 벌어주는 격이라며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정보 제공 중단을 전면 휴전이 아닌 부분 휴전의 조건으로 제시한다면 사실상 전투 중단 의지가 없다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이미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 중단, 우크라이나의 징병 중단과 군사 재무장 중단 등 우크라이나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을 제시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것이 부분 휴전의 조건이라고는 여기지 않고 있다.

한편 러시아 측에선 외교관 없이 그리고리 카라신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장과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이 협상단을 이끌 예정이다.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에선 우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과 파블로 팔리사 대통령실 부비서실장이 나선다.

켈로그 특사는 이번 대화로 전면 휴전이 달성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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