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 미녹시딜, 알약과 바르는약 어느 것이 좋을까?
현재 FDA가 승인한 탈모 치료제는 바르는 형태인 미녹시딜과 캡슐 형태의 먹는 약(경구용)인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두 가지 뿐이다. (경구용인 두타스테리드는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승인)
미녹시딜은 원래 1970년대에 고혈압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뜻밖의 부작용이 확인 돼 탈모 약으로 용도가 확장됐다. 피나스테리드 또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했으나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긍정적인 부작용이 나타나 탈모 약으로도 인기를 끌게 됐다.
“두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킴으로써 모발이 성장기에 더 오래 머물도록 신호를 보낸다. 우리는 모발이 가능한 한 성장 단계에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아담 프리드먼(Adam Friedman)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학과장이 AP에 말했다.
머리카락도 생애주기가 있다. 모발이 자라는 2~7년의 ‘성장기’, 더는 자라지 않는 ‘퇴행기’(3주), 2-3개월의 ‘휴지기’를 거쳐 빠진다.
작년 11월 12개국 43명의 피부과 전문의가 합의한 성명서가 미국 의사협회 학술지 피부과학(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
“경구용 미녹시딜이 효과적이며 바르는 약보다 더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게 골자다.
먹는 미녹시딜과 바르는 미녹시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다. 하지만 피부과 의사들은 알약의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고 믿는다.
화학적으로 볼 때 미녹시딜은 두피에 바르는 것보다 장에서 소화될 때 체내 흡수율이 더 높다. 더불어 하루에 두 번 액상을 두피에 바르는 것보다 한 번 입으로 먹는 게 훨씬 더 편리하다.
경구용은 용량도 적다. 피부과 의사는 종종 남성에게 가장 낮은 용량의 알약을 절반만 복용하도록 지도한다. 여성은 알약의 4분1만 필요할 수 있다.
FDA 승인 경구용 탈모 약 피나스테리드(프로페시아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는 미녹시딜보다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기부전 등 성적인 문제와 연관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효과 좋고, 편리하며,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은 미녹시딜 알약. 그런데 탈모 약으로는 FDA 승인을 받지 못 했다. 왜일까.
미녹시딜은 미국 제약사 업존(화이자와 합병)이 1950년 대 궤양 치료제로 개발했다. 그런데 개발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고 혈관 확장 효과가 확인 돼 개량을 거쳐 1979년 고혈압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중요한 점은 특허가 만료되었다는 것이다. 저렴한 복제 약이 다양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경구용 탈모 약으로 승인을 받으려면 거액을 들여야 하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다.
프리드먼 학과장은 “이 시점에서 흙만큼 오래된 경구 미녹시딜과 같은 약물의 경우, FDA 승인을 받을 이유가 없다”라고 AP에 말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일부 약국에서는 경구용 미녹시딜 한 달 분을 단 5달러(약 7300원) 이하로 판매할 정도로 저렴하다.
“이 약의 가격에 대해 불평하는 환자는 단 한 명도 없다”라고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교수 루이스 가르자(Luis Garza) 박사가 말했다.
작년 미국 피부과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80%가 경구 미녹시딜을 탈모 치료제로 처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P에 따르면 대부분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하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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