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눈물 쏟은 문성민' 우승 위해 은퇴식까지 당겼다 "마지막 인사는 천안에서"
한국 남자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문성민(38·현대캐피탈)이 뜻깊은 은퇴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문성민은 20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OK저축은행과 홈 경기 이후 구단이 마련한 은퇴식에 나섰다. 약 2700명의 홈 관중이 모두 남아 문성민을 연호했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에 문성민은 눈물을 쏟았다.
감사 영상 'Thank you mooni' 상영으로 은퇴식이 시작됐고, 핸드 프린팅 기념식과 문성민의 등 번호 15번에 대한 영구 결번식이 이어졌다. 그리고 문성민은 은퇴사로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예전 현대캐피탈 사령탑을 맡았던 여자부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 최태웅 SBS 스포츠 해설위원을 비롯해 남자 국가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참석했다. 신영석(한국전력), 황동일, 박철우(KBS N 해설위원), 곽승석(대한항공), 서재덕(한국전력) 노재욱(삼성화재) 등 문성민과 함께 했던 동료 선수들도 함께 했다.
문성민은 경기대 시절부터 국가대표로 뽑혀 3번의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2006년 도하 대회 금메달과 2010년 광저우 대회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독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문성민은 2010-2011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뒤 원 클럽 맨으로 뛰었다. 2015-2016, 2016-2017시즌 정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2016-2017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 MVP를 수상했다.
15시즌 통산 381경기를 뛴 문성민은 4813득점으로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서브 에이스도 351개로 4위다.
문성민은 "최고의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선배, 친구, 후배까지 좋은 선수들을 만나 지금까지 즐겁게 배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은퇴식까지도 많이 축하해줘서 감사하다"며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또 아내에 대해 문성민은 "그전부터 와이프에게 몸이 많이 아프다고 장난식으로 얘기 많이 했는데 마지막에는 거의 통보식으로 은퇴를 얘기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시원섭섭해 했는데 오늘 은퇴식을 하니 와이프도 더 와닿지 않을까 싶다"면서 "많은 팬들이 있어서 배구할 수 있었지만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가족이었다"고 강조했다.
당초 구단은 챔프전 기간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문성민은 "팀이 챔프전에 집중할 수 있게 정규 리그 끝나고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구단에선 큰 경기 때 하길 바랐는데 팀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마지막 인사는 팬들에게 천안에서 드리고 싶었다"면서 "사실 그게 제일 컸다"고 밝혔다.
2018년 우승 뒤 다시 절호의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 리그 1위에 오르며 챔프전에 직행했다.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팀 우승을 위한 배려다.
문성민은 "(2018년 당시) 18연승 했을 때 기억을 되살려 보면 정말 선수들이 한뜻으로 최태웅 감독님을 필두로 즐겁게 재밌게 배구하려고 했다"면서 "그 부분들이 코트에서 드러나면서 경기를 한다기보다는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챔프전 10년 만에 우승했을 때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랑 재밌게 했고, 10년 만의 우승도 이뤘다"면서 "내 배구 인생에 있어선 여러 의미가 있었던 시즌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이 다시 우승을 이뤄주길 바랐다. 문성민은 "지금은 세대 교체가 되면서 허수봉을 필두로 팀이 완성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뒤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고 훈련 상대로서 최선을 다하는 동안 수봉이를 포함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응원했다. 이어 챔프전 출전 여부에 대해 "오늘이 선수로선 마지막"이라고 못박았다.
제2의 배구 인생을 꿈꾼다. 문성민은 이후의 삶에 대해 "일단 구단이랑 먼저 얘기해보고 싶다"면서 "배구 관련된 일이라면 일단 다 열어두고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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