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도 포기했는데 이런 행복이..." 1000원에 꿀잠 잤다는 '찐 마케팅', 진실은?

김정순 2025. 3.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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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광고도 없이 정확히 상영 시간인 오전 11시 30분에 맞춰 시작됐다.

러닝타임 2시간인 이 영화는 오후 1시 30분까지 내내 이렇게 흘러갔다.

점심시간에 소등한 상영관을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는 게 계획이었다.

강씨의 동료인 김미나(35·여)씨도 "커피를 마셔서 잠을 깨우는 것보다 잠깐 눈 붙인 효과가 더 큰 거 같다"면서 "점심시간이면 늘 지나다닌 곳이지만, 정작 영화관엔 오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영화 보러 한 번 와 볼까 싶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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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체험기] 메가박스, 리클라이너 이벤트
"같이 누워서?" 못잘 것 같았는데 예상밖 꿀잠
다른 직장인도 "쉬러 왔다가 낮잠...다시 올 것"
'메가쉼표'를 체험하고 있는 참가자들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영화는 광고도 없이 정확히 상영 시간인 오전 11시 30분에 맞춰 시작됐다.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스크린에 무채색 배경에 파형을 그리는 그래픽이 나타났다. 가사 없는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러닝타임 2시간인 이 영화는 오후 1시 30분까지 내내 이렇게 흘러갔다.

'메가쉼표'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메가박스가 강남점의 7개 모든 상영관에 492개 전석을 리클라이너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해 정식 리뉴얼을 오픈하면서 마련한 이벤트다.

"점심시간마다 눕고 싶은 직장인, 학생을 위한 특별한 쉼터.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쉬다 가라"는 소개글만 봐도 대충 이벤트 내용을 눈치챌 수 있다.

점심시간에 소등한 상영관을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는 게 계획이었다. 지난 17일 시작해 21일에 끝난다.

'극장에서 낮잠 자실 분 구한다'는 홍보 문구에 끌려 예매해 봤다. 이미 21일까지 전 좌석이 매진됐거나 매진 임박인 상태라 겨우 한 자리 구했다. 1000원이니 가격 부담은 없었다.

예매한 날짜에 맞춰 19일 오전 11시 30분 극장을 찾았다. 강남역 상권에선 유일하게 전 좌석 리클라이너 극장이라는 메가박스의 홍보는 틀리지 않았다. 등받이나 발 받침대를 원하는 각도로 조절할 수 있었고 좌석 간격이 넓다 보니 옆 사람과 거리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극장 낮잠 티케팅

리클라이너 의자가 익숙하지 않아 버튼을 찾는데 잠시 헤매기는 했지만, 곧바로 몸에 맞게 의자를 작동 시켰다. 아무리 편해도 공개된 장소에서 잠이 올까 싶었는데 '말 그대로' 깜빡 잠이 들었다.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도 다르지 않은 듯했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극장을 나선 사람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강은주(33·여)씨는 "지난 주말에 가족 모임이 있어서 제대로 쉬지 못해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였다. 며칠 전 자리가 있어 빠르게 예매했다"면서 "점심도 포기하고 왔는데, 1000원으로 나 혼자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강씨의 동료인 김미나(35·여)씨도 "커피를 마셔서 잠을 깨우는 것보다 잠깐 눈 붙인 효과가 더 큰 거 같다"면서 "점심시간이면 늘 지나다닌 곳이지만, 정작 영화관엔 오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영화 보러 한 번 와 볼까 싶다"고 거들었다.

최근 숙면을 위한 소비문화인 '슬리포노믹스'(수면 경제)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기업들도 낮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실제 현대인들이 바쁜 일정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 잦은 디지털 기기 사용 등으로 수면 부족을 겪는다는 건 연구 결과로도 나왔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8시간 27분보다 18%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3조원으로 10년 사이 6배가량 커졌다.

메가박스가 극장 리모델링을 알리기 위해 낮잠 이벤트를 결합한 것도 이 같은 소비자 니즈에 맞춘 홍보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상에 가장 밀접한 스마트 기기도 슬리포노믹스를 겨냥해 제품을 출시하거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링을 출시할 때도 앞세운 기능이 수면 추적이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대표 업체들도 스마트 베개, 스마트 밴드 등 수면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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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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