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넘게 대기하는 조혈모세포 이식… "세포 기증, 안전하고 간편"

민수정 기자 2025. 3. 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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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골수·말초혈) 이식이 필요하지만, 실제 이식이 이뤄지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 이식 등으로 제때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병든 골수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후 정상적인 세포를 주입하는 적극적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이식 대기자 수도 3년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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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립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신규 암 등록 환자 수는 최근 3년간 △2021년 35만1128명 △2022년 35만3525명 △2023년 37만1288명으로 계속 증가했다./시각물=이지혜 디자인 기자.


혈액암 치료를 위해 조혈모세포(골수·말초혈) 이식이 필요하지만, 실제 이식이 이뤄지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매년 3월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21일 국립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신규 암 등록 환자 수는 최근 3년간 △2021년 35만1128명 △2022년 35만3525명 △2023년 37만1288명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혈액암(악성 림프종·다발성골수종·백혈병)은 2021년 1만6547명에서 2023년 1만7741명으로 증가했다.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는 혈구를 만드는 조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지 못한다. 혈액암이 노화 현상으로 발병한다는 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정확한 원인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조혈모세포 이식 등으로 제때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병든 골수와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후 정상적인 세포를 주입하는 적극적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는 모든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췄으며 골수에서 생산된다. 모든 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거치진 않고 의료진 판단에 따라 이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평균 6년 넘는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 이식률 10% 불과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까지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누계는 41만5546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만6951건 △2022년 1만6952건 △2023년 1만5475건 기증 희망 의사를 내비쳤다.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이식 대기자 수도 3년간 늘었다. /시각물=김지영 디자인 기자.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관리원)에 따르면 2023년까지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 누계는 41만5546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1만6951건 △2022년 1만6952건 △2023년 1만5475건 기증 희망 의사를 내비쳤다. 조혈모세포가 필요한 이식 대기자 수도 3년간 늘었다.

2023년 이식 건수 비율은 기증 희망 등록 건수 대비 10%에 불과하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같은 해 비혈연 관계 간 이식 건수는 686건으로, 단 4% 수준이다.

이론적으로 이식 건수가 적은 이유는 환자와 기증자 간 조직적합성 항원형(HLA) 일치율이 낮아서다.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일치할 확률이 5% 밑이기 때문에 타인 간 일치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김대영 이대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골수 직접 채취에 대한 거부감이나 가족 동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생겨 기증 희망을 등록하더라도 나중에 거절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는 6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야 한다. 2023년 기준 이식 대기자는 평균 2282일을 기다렸다. 다만 의료진에 따르면 통계상 대기 일자와 실무상 대기일은 오차가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조혈모세포 이식은 의학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현재는 골수 직접 채취가 아닌 대부분 조혈모세포 생성을 돕는 촉진제 투여 후 팔과 중심정맥관을 통해 간편히 세포를 채집한다.

김 교수는 "기증자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혈액암 환우들이 자신의 생활 습관을 탓하거나 자식 등 가족에게 유전이 될까 우려하는데 항상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2층 진료실에서 만난 김대영 혈액종양내과 교수. /사진=민수정 기자.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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