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생육 크게 부진…‘2년 연속 흉작’ 우려

조영창 기자 2025. 3. 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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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밀 파종 시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올 2월 몰아닥친 강추위로 밀 생육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밀 자급률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밀농가 노지섭씨(64)는 "지난해 파종을 해야 할 때 비가 많이 와 농기계가 땅에 진입할 수 없었다"며 "비 그치기를 기다려 12월에 파종했는데 이후 기상악화로 생육이 더뎌 올해 이모작 벼 모내기 일정을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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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종 늦고 강추위 지속
올 2월엔 기온 낮아 분얼 저조
높은 보리값…재배전환 늘어
13일 촬영한 전북 정읍 밀 생산단지. 지난해 11월 초중순에 정상 파종한 밀밭(오른쪽)은 정상 생육 상태를 보였지만 잦은 비로 파종시기를 놓쳐 12월 중순 파종한 밀밭은 생육이 확연히 더뎌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밀 파종 시기가 지연된 상황에서 올 2월 몰아닥친 강추위로 밀 생육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밀 자급률 목표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에 따르면 밥쌀용 벼·콩 등 하계작물과 밀을 이모작하는 농가는 늦어도 11월20일 전까지는 밀 파종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0∼11월 남부권에 비가 자주 내리면서 12월에 파종한 농가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본지 2024년 11월25일자 8면 보도).

석달 후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이달 13일 찾은 전북 정읍의 밀 생산단지는 눈을 의심케 했다. 이맘때면 파릇파릇해야 할 경지 곳곳이 황량하게 비어 마치 중앙아시아 사막지대처럼 보였다.

밀농가 노지섭씨(64)는 “지난해 파종을 해야 할 때 비가 많이 와 농기계가 땅에 진입할 수 없었다”며 “비 그치기를 기다려 12월에 파종했는데 이후 기상악화로 생육이 더뎌 올해 이모작 벼 모내기 일정을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은 국내 밀 재배면적의 70%를 차지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북의 올해 2월 평균기온은 각각 1.5℃, 영하 0.7℃로 지난해(6.4℃, 4.6℃)에 비해 5℃ 가까이 낮았다. 농가들에 따르면 밀은 보통 땅이 녹는 2월 중순부터 월동 후 새끼치기(분얼)가 왕성해진다. 하지만 올해는 기온이 크게 낮아 분얼 현상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파종한 밀(왼쪽)은 11월 초중순 정상 파종한 밀에 비해 새끼치기(분얼)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임철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명예연구관은 “모내기 일정에 맞춰 밀을 일찍 수확하면 품질·수량 모두 저하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엔 이상고온으로 2024년산 밀 생산량이 저조했는데 올해도 연속 흉작이 들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보리값 상승도 밀 재배 의욕을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농가와 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제빵용 밀의 정부 수매단가(1등급 기준)는 40㎏당 4만원이었지만, 보리 산지가격은 40㎏당 5만원을 넘었다. 노씨는 “보리 가격이 오르면서 밀에서 보리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가 많다”면서 “더욱이 보리는 밀보다 수확시기가 7∼10일 빨라 벼 이모작에 유리해 농가들이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0년 수립한 ‘밀산업 육성기본계획’에 따르면 2025년 밀 자급률 목표치는 5%다. 하지만 2024년산 밀 생산량은 3만7376t에 그쳐 자급률은 1.45%에 머물렀다. 올해 자급률 목표치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생장이 조금 늦더라도 추가적인 고온 피해와 습해가 없다면 밀 생산이 정상화될 수도 있다”면서 “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신품종 개발, ‘무굴착 암거배수 기술’ 보급 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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