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2500만원도 등장”…‘살기만 하는’ 트렌드 확산하나?
보증금 높여 월세 부담 줄이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추세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 커져…월세가 더 합리적인 선택
고금리와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고액 월세 계약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남동 나인원한남에서는 지난달 전용면적 206㎡의 아파트가 보증금 15억원, 월세 2500만원으로 계약됐다. 성수동 트리마제에서는 같은 달 전용면적 69㎡ 아파트가 보증금 5억원, 월세 1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 1월에는 보증금 3억원, 월세 1100만원의 동일 평형 계약이 체결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서는 1월 전용면적 129㎡ 아파트가 보증금 3억1500만원, 월세 105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23만8548건 중 500만원 이상의 초고액 월세 계약은 총 1404건으로 전체 월세 계약의 1.4%를 차지했다.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2020년(0.4%)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최고급 아파트 거주 수요 증가를 꼽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 소속 외국인들이 주로 초고액 월세 계약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국내 거주자들도 최고급 아파트 거주를 원하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 상승에 따라 월세 금액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주택자들이 최고급 아파트 거주민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커뮤니티 시설 이용을 목적으로 이러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주택 매입 시 보유세 부담이 커져, 기존 주택을 전월세로 돌리고 본인은 월세로 거주하는 ‘살기만 하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자산이 있는 고소득층의 경우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되 보증금을 높여 월세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도 월세 선호 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해당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전세자금 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져 월세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전세의 월세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고급 주거지를 중심으로 초고액 월세 계약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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