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자’ 김단비는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챙겼다

부산/최창환 2025. 3. 2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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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가 되는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WKBL 출범 후 이토록 위대한 패자는 없었다.

"감독님이 '이겨도 네 손, 져도 네 손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지시하신 패턴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시도했다"라고 운을 뗀 김단비는 "후배들은 너무 잘해줬다. 내가 못해서 졌을 뿐이다. 운이 따라서 정규리그 우승했다는 시선도 있지만, 운도 실력이다. 우리 선수들은 정규리그 내내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라며 후배들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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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산/최창환 기자] 실례가 되는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WKBL 출범 후 이토록 위대한 패자는 없었다. 김단비(35, 180cm)는 덤덤하게 시리즈를 돌아보는 한편, 후배들을 위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산 우리은행은 2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썸과의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4-55로 패했다. 우리은행은 시리즈 전적 3패에 그쳐 준우승에 머물렀다.

통합우승에 실패했지만, 우리은행의 2024~2025시즌을 실패라 정의 내리는 시선은 없을 것이다. 우리은행은 핵심 멤버가 줄줄이 이탈하며 전력이 약화됐지만,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를 앞세운 조직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새로운 멤버가 대거 가세한 가운데에도 최소 실점 1위를 지키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호화 전력을 지닌 BNK를 끝까지 괴롭혔다.

그 중심에는 단연 김단비가 있었다. 김단비는 3경기 평균 20.7점 12리바운드 1.3스틸 1.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집중 견제와 4강 5차전 여파로 3점슛 성공률(23.5%, 1.3개)이 다소 떨어졌을 뿐, 김단비가 팀에 끼친 영향력은 여전했다.

“아직 정규리그 우승할 정도의 전력이 아닌데 우승을 했다. 정규리그 우승 팀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4위(KB스타즈)를 이겨야 한다는 부분에 대한 압박이 컸다”라며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김단비는 “준우승도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체력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내가 더 잘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더하라고 하면 못했을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을 기대했던 팬들을 위해 체력을 다 쏟으며 내가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모두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요청, 역전을 노렸다. 위성우 감독이 지시한 패턴대로 전개되지 않았지만, 김단비는 박혜진을 상대로 마지막 공격을 직접 시도했다. 무위에 그쳤지만, 위성우 감독이 포스트시즌 내내 언급한 ‘에이스의 숙명’이었다.

“감독님이 ‘이겨도 네 손, 져도 네 손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지시하신 패턴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 내가 시도했다”라고 운을 뗀 김단비는 “후배들은 너무 잘해줬다. 내가 못해서 졌을 뿐이다. 운이 따라서 정규리그 우승했다는 시선도 있지만, 운도 실력이다. 우리 선수들은 정규리그 내내 부상을 당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라며 후배들을 챙겼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객관적 전력상 열세라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우리은행은 매 경기 BNK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6점이 최다 점수 차였고, 3경기 모두 역전을 주고받는 혈투였다. 김단비는 “매 경기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쉽게 진 경기도 없었다. BNK의 공격을 수비로 묶으며 박빙의 경기를 거듭한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리즈를 돌아봤다.

몇 번이고 “내가 더 잘했더라면…”이라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김단비와 우리은행 선수들이 보여준 끈기는 박수 받아 마땅했다. 준우승이라는 결과에 묻히기엔 그들이 선사한 봄 농구 역시 충분히 뜨거웠고 감동적이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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