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서울 잔디 안좋아서 옮겼다며?... '디디면 파이는' 고양 잔디[현장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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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상태가 '최악'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피해 역시 '최악'인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왔다.
국가대표팀 경기장으로 가장 많이 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 문제를 앓고 있었기 때문.
다만 지난해 하반기는 물론 최근까지도 해외 유명 가수들의 내한 야외공연장으로 쓰였던 고양종합운동장이기에 잔디 상태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선수들이 디딤발을 세게 디딜 때마다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가 푹푹 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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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잔디 상태가 '최악'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피해 역시 '최악'인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왔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대한축구협회의 사고 방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남자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7차전 오만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이 승리로 7경기 4승3무(승점 15)를 기록하며 B조 1위를 지켰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에 공격에 주민규와 이재성, 황희찬, 손흥민을 중원에는 백승호와 박용우를 배치했다. 포백은 권경원, 조유민의 중앙수비와 설영우, 이태석의 풀백이다. 골키퍼는 조현우다.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황희찬의 선발 투입이 눈에 띈다. 이강인이 벤치며 부상이 있는 채로 대표팀에 온 황인범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오만은 일반적인 A매치 소집기간과 다르게 2주 전부터 모여 호흡을 맞췄고 지난 14일에는 수단과 평가전까지 가져 0-0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반전은 졸전이었다. 전반 37분 백승호가 부상으로 아웃되며 이강인이 투입됐고 이 혼전을 틈타 오만의 알무샤이프리가 박스 밖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냈고 이 슈팅이 이날 경기 처음나온 슈팅이었다. 즉 37분간 양팀은 단 하나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고 한국은 홈경기에 해외파들이 다수 나왔음에도 슈팅 한번 때리지 못했다는 건 부끄러운 경기였다.
이강인이 들어오자 상황이 달라졌다. 전반 41분 중원에서 이강인이 단숨에 전방을 보고 찔러준 왼발 스루패스를 황희찬이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잡은 후 박스 안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이날 경기 첫 번째 슈팅이 골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후반 40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찬 오만의 알부사이디의 왼발 슈팅에 실점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여기에 이강인마저 실점 직전 상황에서 쓰러져 부상으로 업혀 나갔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3월 A매치를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오만, 25일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홈경기 7,8차전을 치르기로 했다. 국가대표팀 경기장으로 가장 많이 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 문제를 앓고 있었기 때문.
다만 지난해 하반기는 물론 최근까지도 해외 유명 가수들의 내한 야외공연장으로 쓰였던 고양종합운동장이기에 잔디 상태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공연 설비가 자주 들어오는 경기장 특성상 잔디 생육에 좋을 수가 없기 때문.
일단 경기 시작 시에는 잔디가 멀쩡한 듯했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디딤발을 세게 디딜 때마다 고양종합운동장의 잔디가 푹푹 파였다. 태극전사들은 잔디에 시선을 둘 수 밖에 없어 시야를 넓게 가져가지 못했다.
상대인 오만도 잔디 때문에 고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알무카이니 골키퍼가 골킥을 찰 때 디딤발 쪽 잔디가 깊게 파이는 탓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오만 선수들이 경기 도중 파인 잔디를 다시 다듬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좋지 않아 옮겼다면 최소한 잔디 걱정을 할 일은 없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일 처리와 경기장 선택은 대표팀 선수들과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에게 폐만 끼쳤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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