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광주 관문 ‘흉물’…방치된 송정역 옛 유흥가

KBS 지역국 2025. 3. 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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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KTX가 개통한 2004년 이래로 광주송정역은 광주의 관문이 됐죠.

유동 인구가 늘면서 주변 상권도 활기를 찾고 있는데, 여전히 낙후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방치된 송정역 옛 유흥가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래 전부터 이어졌지만 변화는 없는데요.

찾아가는K 김대영 뉴스캐스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송정리 1003번지'로 불렸던 옛 유흥가.

이제는 인적이 끊겼지만 여전히 업소 건물들은 그 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간판은 녹슬고, 안에는 쓰레기가 나뒹구는 건물.

오랫동안 사람 손이 타지 않은 흔적이 역력합니다.

여기 보시면 우편물 도착 안내서도 여러 장이 붙어 있어서 굉장히 좀 지저분하고요.

바로 옆 건물인데 이 건물을 보시면 천장이 무너져 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몇 걸음만 나가도 보이는 식당과 상점, 1913 송정역시장과는 딴판입니다.

[손요셉/대학생/목포시 : "시장 가는 길에 이런 것들이 방치돼 있다 보니까 보는 시선이 되게 안 좋고…."]

치안과 안전도 걱정입니다.

[김찬영/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 : "혼자 다니기에는 남자인 저도 상당히 좀 꺼려집니다."]

말 그대로 '흉물'이 된 공간이 광주의 관문에 방치되는 상황.

이런 지적이 제기된 지도 최소 10년 가까이 됐습니다.

노력이 없던 건 아닙니다.

2016년 1월, 광산구는 송정역 인근 구도심 재생에 1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옛 유흥가 역시 탈바꿈이 추진됐습니다.

주변 상인들도 지지했지만 세밀한 계획이 없었고 토지주 설득 노력도 부족했던 탓에 결국 사업지에 포함되지는 못했습니다.

2021년부터 진행 중인 'KTX 투자선도지구 사업'도 좋은 기회였지만, 유흥업소 상가 7곳은 사업지에서 또 제외됐습니다.

높아진 땅값 때문에 토지 매입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산구는 '자발적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광주 광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상업지역에 대한 그 가치 때문에 아마 그 토지주분들께서 자체적으로, 자생적으로 더 활성화시키지 않을까…."]

하지만,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최지현/광주시의원 : "도시 경관이나 또 안전 문제를 지금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자치구나 광주시가 이 공간을 새롭게 거듭나도록 해야 되는 책임과 또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유지인 만큼 매입과 설득이 쉽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다른 사례도 존재합니다.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9개의 업소가 몰려 있던 유흥가입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흉물'로 인식되던 곳인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광주 동구는 학동삼거리 인근이 무등산국립공원 진출입로인 만큼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2년 동안 매입 설득을 이어갔습니다.

[김경남/당시 동구 담당 팀장 : "(이곳에 대한) 발전 계획이라든가 향후 토지 이용 방향이라든가 설득해 나가는 작업들을 한 2년간 하다 보니까 주민들이 이해가 되고…."]

경기도 수원역 근처에서 60년 동안 운영되던 성매매 집결지도 수원시가 전면 재건축·보상이 가능한 사업 계획을 세우면서 상가와 예술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올해를 '광주 방문의 해'로 정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도록 유도하겠다는 건데요.

오랫동안 미뤄진 도시의 첫인상 정비 작업,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할 때입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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