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승 팀 KIA(가운데)와 2위 삼성(왼쪽), 3위 LG의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20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모두 올시즌 목표 ‘1위’를 의미하는 손가락 1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디펜딩챔프 KIA 이범호 감독
“승리와 패배는 종이 한장 차이뿐”
삼성·LG·두산 등 작년 상위팀
“우승이 목표” 한목소리
5강 못 들었던 팀들은
“가을야구 자신” 다크호스 자처
롯데월드·에버랜드 등 계열사 활용
선수들 각종 우승공약 눈길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일군 KIA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한국시리즈가 끝날 때 웃는 자가 최종 승자다.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 모두 ‘우승’과 ‘가을야구’를 목표로 외쳤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올시즌 현장의 예상에서는 절대 1강으로 꼽힌다. 1위를 지켜야 하는 이범호 감독은 “지난 시즌 성적을 목표로 달려가겠다. 부담은 없다”며 “매 경기 종이 한 장 차로 승리와 패배가 갈린다. 처음부터 집중해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KIA에 밀렸던 상위 팀들의 투지는 불타오른다.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우승을 내줬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올해는 우리가 강팀인 것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짧고 굵게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시즌을 마친 염경엽 LG 감독은 “아쉬움을 가슴에 담고 마무리 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열심히 노력했다. 올시즌 목표한 성적과 육성을 함께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두 시즌 연속 가을야구에는 갔지만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탈락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강력한 출사표를 냈다. “우리 목표는 4~5위가 아니다. 어느 팀과 붙어도 자신있다”고 반격 의지를 드러냈다. 이강철 KT 감독도 올시즌 캐치프레이즈인 ‘업그레이드 KT’를 내세우며 “더 나은 시즌을 위해 준비 잘했다”라고 했다.
지난해 5강권에 들지 못한 팀들도 올해는 ‘다크호스’를 자청하며 가을야구를 외쳤다.
감독 2년차를 맞이하는 이숭용 SSG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가을야구를 다짐했다. 올해도 비시즌 선수 영입 투자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그동안 가을 야구에 출전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 준비를 잘했다. 가을잔치에 팬들을 반드시 초대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기록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크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젊은 선수들 기량 많이 올라왔다. 올해는 꼭 가을야구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초보’ 이호준 NC 감독은 “준비는 다 됐다. 그동안 못 봤던 젊은 친구들이 많이 출전할 것”이라고 달라진 NC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 역순으로 입장한 터라 가장 먼저 행사장에 들어선 지난해 꼴찌 키움의 홍원기 감독은 “긴 말하지 않겠다. 내년 미디어데이 때는 가장 늦게 입장하겠다”라고 짧고 굵게 의지를 다졌다.
선수들 역시 구체적인 우승 공약을 마련해올만큼 진지하게 시즌을 출발한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팀의 통합 우승을 모두 이룬 KIA 김도영은 “우리는 (우승 공약을) 정말 신중하게 정할 정도로 (진지하게) 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승 공약을 실제 실행할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는 자신감이 담겼다. 김도영은 “대학 축제처럼 팬 페스티벌 때 각종 부스를 만들어 여러 체험 활동으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롯데 전준우는 “우리나라 최고 놀이기구가 있는 롯데월드에서 선수단 전원과 팬들을 모시고 투어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삼성 주전 포수 강민호는 “우리는 대한민국 최고 놀이동산을 에버랜드라고 생각한다.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던 선수단 모두와 팬 1000명을 초대해서 일일 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사장님과도 이미 약속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또 5강 실패로 류현진 등 주축들이 ‘공약’대로 얼음장 같은 겨울바다에 입수해야 했던 한화는 다시 한 번 입수를 약속했다. 이번에는 새 구장에 설치돼 있는 인피니트풀에서 하는 축하의 입수다. 김서현(한화)은 “우리가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3강 안에 든다면 12월에 입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