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떠나는 개미들... 예탁금 보름새 6조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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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기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증시 자체만 보면 국내 증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예탁금이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그럼에도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는 건 지난해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부진한 데다 여전한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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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순매수는 14조 넘어
M7 등 美 기술주 저가매수 몰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0조9567억원이다. 50조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12월 24일(50조6265억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이달 초 57조원대까지 치솟던 투자자예탁금이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투자자가 주식 등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긴 자금을 의미한다. 통상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들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현 지수를 단기 고점으로 인식하고 증시를 떠나는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코스피 지수의 상승 랠리에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보다는 '차익실현 후 이탈'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4일부터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30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증시 자체만 보면 국내 증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예탁금이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그럼에도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는 건 지난해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부진한 데다 여전한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를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이탈 자금은 미국 증시로 흘러들어갔다. 일명 'M7(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가 흔들리면서 미국 증시가 부침을 겪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올해 1월부터 이달 19일까지 꾸준히 매수 우위를 이어가 99억7600만달러(약 14조5729억원)를 순매수했다.
증시 자금 회복은 당분간 제한적일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증시의 추세적 상승이 필요한데 미국의 상호관세, 탄핵심판 선고 등 곳곳에 암초가 있기 때문이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추세적 상승으로 가기까지는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며 "미국에서 '지저분한 15개국'(dirty·더티 15)을 지칭하며 국가별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내부적으로는 탄핵심판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반등 탄력이 강해지기보다는 지수의 하단을 올려가는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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