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도 안 했는데 툭하면 직장폐쇄··· 윤 정부 들어 사측 직장폐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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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의 이차전지(배터리) 재활용업체 에너지머티리얼즈(GS건설 자회사)는 경북도와 포항시에 신규 채용 지원금(인센티브) 45억 원을 요청해놓고 심사가 끝난 다음 날인 18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에너지머티리얼즈 사측은 "노조가 속한 야간조 전원이 집단 태업을 함에 따라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으나, 노조는 "당시 노동자들은 모두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이번 조치는 불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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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5년간 29건보다 훨씬 많아
노사분규 근무손실은 감소했는데
선제적 공격 수단으로 직장폐쇄 악용
"직장폐쇄 허가제 등 제도개선해야"
경북 포항시의 이차전지(배터리) 재활용업체 에너지머티리얼즈(GS건설 자회사)는 경북도와 포항시에 신규 채용 지원금(인센티브) 45억 원을 요청해놓고 심사가 끝난 다음 날인 18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회사 측이 노조와 갈등을 이유로 일부 공장에 직원 출입을 금지한 것인데, 황당한 지자체는 근로자들이 정상적으로 근무할 때까지 지원금 지급을 유예하기로 했다.
노동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직장폐쇄가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반노조 정서가 강한 윤석열 정권 2년여간 직장폐쇄 건수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윤 정권이 출범한 2022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직장폐쇄 건수는 36건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2017~2021) 5년 기간 직장폐쇄 29건을 훌쩍 넘어선 숫자다.
직장 폐쇄는 노조의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행위에 맞서 사업주가 행사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시행할 수 있다. 통상 노사 갈등 국면에서 힘의 무게 추가 노조 측에 쏠릴 때 사업주가 방어적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에너지머티리얼즈 사측은 "노조가 속한 야간조 전원이 집단 태업을 함에 따라 공장을 정상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고 설명했으나, 노조는 "당시 노동자들은 모두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의 이번 조치는 불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1월 전면 파업 1회, 2월 부분파업 2회, 3월 부분파업 1회를 실시했는데 부분 파업의 경우 2시간 이내에 종결했다.
노동계는 직장폐쇄가 노조 활동을 제약하기 위한 적극적 공세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전면 파업 장기화와 같은 극심한 노사 갈등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업주가 선제적으로 직장을 폐쇄해 노동자를 회사 밖으로 밀어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손실(노사분규가 직접 원인으로 발생한 사회적 손실을 근로일수로 나타낸 지표) 일수는 △2017년 86만2,000일 △2018년 55만2,000일 △2019년 40만2,000일 △2020년 55만4,000일 △2021년 47만2,000일 △2022년 34만4,000일 △2023년 35만5,000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금속노조는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 시간은 오히려 줄었음에도 기업이 노조를 제약하는 수단으로 직장폐쇄를 악용하는 기류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계는 근본적으로는 직장폐쇄 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한편, 단기적인 제도 개선책으로 직장폐쇄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현행법상 직장폐쇄 절차는 행정관청 및 노동위원회에 사전 신고만 거치면 된다.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사 교섭과 노동위 조정, 노조원 찬반투표까지 거쳐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쉽고 간편하게 악용할 수 있는 제도라는 것이 노동계 입장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직장폐쇄를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꿔 제도 악용 소지를 줄여야 한다"며 "부적절한 직장폐쇄를 시행했을 시 사후적으로 사업주를 제지하는 방안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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