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머리 백인인데"...피부색과 머리 까맣게 바꿔 흑인 주장한 백인女 논란, 왜?

정은지 2025. 3. 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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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주사 맞고 피부색 검게 변화시켜 '흑인' 주장한 여성...아프리카 이주 계획도 밝혀
백인으로 태어나 백인의 삶을 살아 온 여성이 멜라닌 주사를 맞아 피부색을 어둡게 바꾸고 자신을 '흑인'이라고 주장하며 아프리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 미러 보도 갈무리]

백인으로 태어나 백인의 삶을 살아 온 여성이 멜라닌 주사를 맞아 피부색을 어둡게 바꾸고 자신을 '흑인'이라고 주장하며 아프리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독일 출신의 36세 여성 마르티나는 몸 전체를 흑인처럼 바꾸고, 현재 '말라이카(Malaika_아프리카식 이름)'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아프리카 대륙과 그곳의 문화에 깊은 애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외모 변화와 정체성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가 '블랙페이스(Blackface, 흑인 분장)'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절대 흑인이 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말라이카는 남편 미하엘 그로스(38)와 함께 아프리카로 이주할 계획이며, 현재 케냐와 나미비아를 후보지로 고려 중이다. 말라이카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팬들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어디로 갈지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이주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계획이 지연됐다고 했다.

아프리카로이주 전, 엉덩이 확대수술과 코 넓히는 수술 까지 받을 계획

남편 미하엘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을 걱정하는 중이다. 말라이카는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모델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수입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말라이카는 "아프리카로 이주하는 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남편에게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라이카는 이미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이주 전에 엉덩이 확대 수술과 코를 넓히는 수술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유럽에서 미리 수술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는 극단적인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성형외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판은 개의치 않아, 아프리카에서 환영받고 싶다"

그를 향한 비판도 적지 않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소셜미디어에서는 "너는 백인일 뿐이고, 절대 흑인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말라이카는 이에 대해 "나는 이런 비판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비판은 온라인에서 나오지만, 실제로 나를 만나면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관심을 가져 준다"며, "한 번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한 팬이 나를 알아봤고, 곧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고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말라이카는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꿈"이라며, "남편과의 일정 조율이 끝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이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프리카 이주가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백인에서 흑인으로 정체성을 바꾼 그의 결정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멜라닌 주사를 통한 피부 색 변화…심각한 부작용 잠재

멜라닌 주사는 피부를 어둡게 만들기 위해 특정 합성 호르몬을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은 멜라노탄(Melanotan) I과 II이며, 체내에서 멜라닌 색소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닌은 피부, 머리카락, 눈 색소를 결정하는 색소 단백질로, 자외선(UV)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멜라닌 주사는 피부에 인위적으로 멜라닌 생성을 유도해 태닝 효과를 지속하도록 돕는다. 이는 알파-멜라노사이트 자극 호르몬(α-MSH, Alpha-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 유사체로 작용하면서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멜라닌 생성을 촉진하는 원리다. 멜라노탄 I은 일부 피부 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지만, 멜라노탄 II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대한 공식적인 의료 승인은 없는 상태다. 멜라노탄 II는 멜라닌 생성 외에도 식욕 억제 및 성적 흥분 증가 효과가 보고된 바 있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멜라닌 주사는 원래 자외선 노출 없이 피부를 어둡게 만드는 기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개발됐지만, 현재는 일부 국가에서 특정 피부 질환 치료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승인되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멜라닌 주사의 부작용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경미한 반응에서부터 심각한 부작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어지러움, 피부 발진, 홍조 등이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주사 후 심박수 변화, 혈압 상승, 면역 반응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멜라닌 세포 과도하게 자극하면 피부암 위험도..멜라닌 주사 안전성 아직 입증 안돼

무엇보다 멜라닌 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은 흑색종(악성 피부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점이나 기미가 비정상적으로 어두워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 피부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멜라닌 주사는 자가 주사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주사할 경우 감염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간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특정 약물과의 상호 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일부 보고에서는 멜라닌 주사가 신장 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적인 연구가 부족해 정확한 위험성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영국 MHRA(의약품 및 건강관리 제품 규제청)는 멜라노탄 II를 공식적인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으며, 온라인을 통한 구매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해당 제품이 장기적인 임상 연구를 거치지 않았고, 부작용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멜라노탄을 불법 약물로 분류하고 있으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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