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솟아날 구멍 없다…수익원 찾아 헤매는 카드사

오유진 기자 2025. 3. 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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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올해도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카드사 순이익은 소폭 늘었지만, 갖은 규제로 수익성 개선이 요원해서다.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총수익 중 32.6%가 카드대출 수익에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카드론 규제 시 수익 상당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이 연간 약 24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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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늘었지만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
주요 수익원 자금 문 좁아져 실적 개선 요원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카드업계가 올해도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카드사 순이익은 소폭 늘었지만, 갖은 규제로 수익성 개선이 요원해서다. 카드사들은 최근 정부의 카드론 규제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겹악재를 맞았다.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까지 커지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여신전문금융회사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87억원) 증가했다.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할부수수료 등은 증가했으나 이자비용과 대손비용이 크게 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1.65%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오르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올해 실적이다. 대출 등 주요 수익원의 자금 문이 좁아져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카드론 관리 목표치를 제출했다. 카드론 규제에 본격 시동을 건 셈이다.

카드사들은 몇 년 새 지속된 고금리 환경과 1금융권의 가계대출 규제에 힘입어 카드론 수익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지난해 카드론 잔액은 42조3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총수익 중 32.6%가 카드대출 수익에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카드론 규제 시 수익 상당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지난 2월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수익 창출은 더욱 어려워졌다. 금융위원회는 2012년부터 3년마다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해 카드사 수수료율을 조정하는데, 이 수수료율이 올해로 4연속 인하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이 연간 약 24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간편결제, 카드사와 달리 수수료 규제 없어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의 성장 또한 카드업계의 고민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은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간편결제 사업자들은 카드사와 달리 결제수수료를 자유롭게 결정해 부과하고 있다. 거둬들인 수수료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반면 카드의 경우 수수료를 인하했음에도 이용자가 매년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발급 매수는 1억3341만 장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5.5%, 2023년 4.5%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년 내림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카드사에는 리스크 관리 등 책임만 부여할 뿐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경영환경 악화로 카드업계가 무너지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드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해 겸영 업무 확대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선두 주자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20일과 25일 사업목적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업정보조회업이란 기업의 신용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를 분석, 신용평가를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겸영 업무로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한 바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쌓아온 데이터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도전"이라며 "가맹점 신용평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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