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변기로 ‘괴짜 노벨상’ 받은 韓과학자 “배설물? 가장 중요한 건강지표”

장자원 2025. 3. 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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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화학생명공학과)는 20일 보건복지부 주최·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메디컬코리아 2025'에 연자로 참여해 "가장 민감한 건강정보를 활용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배설물은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쌓이는 생물학적 데이터로, 이를 활용해 정밀한 건강 정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접근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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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속 데이터'로 질병 예측 가능"...개인정보 침해 등 장애물 극복 과제
박승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배설물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변기를 발명해 지난 2023년 이그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사진=장자원 기자.

"변기는 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배설물(waste)을 낭비(waste)하지 마세요." (박승민 교수, 2023년 이그노벨상 수락 연설 中.)

박승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화학생명공학과)는 20일 보건복지부 주최·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메디컬코리아 2025'에 연자로 참여해 "가장 민감한 건강정보를 활용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 코넬대 응용물리학과와 스탠퍼드 의대 비뇨기과에서 박사 학위를 획득한 의과학자다. 대변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스마트 변기'를 발명했다.

인간의 배설물은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게 쌓이는 생물학적 데이터로, 이를 활용해 정밀한 건강 정보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접근방법이다. 건강검진에서 대소변 검사를 통해 질병을 찾아내듯이 변기에 센서를 결합한 의료기기를 활용해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박 교수의 스마트 변기는 사용자가 배설한 변의 양이나 색, 모양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이상 신호를 잡아낸다. 또 배변 패턴을 자동으로 기록해 환자의 불완전한 기억에 의존하는 것보다 정확한 추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승민 교수가 공개한 '스마트 변기'의 최초 제작모델. [사진=박승민 교수 제공]

이같은 아이디어의 창의성을 인정받은 박 교수는 지난 2023년 '이그노벨상' 공공보건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그노벨상은 과학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들어진 상으로, 황당하거나 재밌는 연구 성과를 매년 선정해오고 있다. 박 교수는 통산 다섯 번째 한국인 수상자가 됐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 스마트 변기가 마냥 황당하기만 한 연구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배설물을 빠르게 분석하고 변화 추이를 추적 관찰하기 위한 최신 기술들이 집약됐기 때문이다. 소변분석용 담금봉 검사 센서와 배변 분석용 컴퓨터 시스템, 통신 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항문을 식별할 수 있는 센서 카메라도 탑재됐다. 항문 모양은 지문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그 형태가 달라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요소다. 박 교수는 이를 환자 식별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 해당 기술이 전면 적용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허들이 아직 많다고 봤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정보 침해 문제다. 박 교수는 "사용자가 본인의 개인정보와 민감 데이터 제공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화장실의 공간적 특성상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사람도 변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승민 교수는 "스마트 변기의 가장 큰 장애물은 대중의 인식"이라며 "우려보다 효용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인지하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장자원 기자.

또 "스마트 변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을 분석해 진단을 제공하는 것은 현재 국내에서는 허가되지 않은 원격의료의 영역"이라며 "이같은 기능은 현재로서는 미국과 싱가포르 등 원격의료가 전면 제도화된 국가를 위주로 제공할 수 있는 상황"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허들을 넘기 위해서는 결국 대중의 인식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민감한 데이터, 그 중에서도 가장 비밀에 쌓인 화장실 속 데이터를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만 얻어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토교통부에서 스마트 시티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해당 사업 내에서 일정 부분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며 "유사한 방식의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 변기가 가져올 건강상 이익이 개인정보 침해 우려보다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대중의 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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